[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대부업체가 가진 고객정보를 은행연합회에 집중시키는 금융당국의 방침을 두고 대부업체간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대형 대부업체 신용정보를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은행연합회)이 수집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을 지난 2일 변경 예고했다.
금융당국은 대부업체가 정보 안넘기면 고객 주민번호를 수집하는 행위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현재 은행연합회는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으로서 대부업체를 제외한 각 업권 신용정보를 받아 관리하고 있다. 대부업체는 민간 개인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가 단독으로 정보를 수집·관리하고 있어 은행ㆍ보험ㆍ카드사 같은 다른 금융사들은 대부업체 신용정보를 조회할 수 없다.
일단 이같은 입법예고안을 두고 대부업계는 일단 불편한 기색이다. 대부업권에서 대출한 고객의 민감한 정보가 은행연합회 데이터베이스에서 공유된다는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업계 내부에서도 은행연합회에 고객정보를 집중하는데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으로 나뉜다.
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예전에는 업체 모두 공유에 대해 반대입장을 나타냈지만 이번 입법예고를 두고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며 "금융당국에서 주민등록번호를 수집 금지라는 단서를 붙이니 업계간 이견이 생겼다"고 말했다.
대부업체는 고객의 주민등록 수집 등이 금지되면 대출실행할 때 보단 연체고객에 대한 채권집행 과정에서 가입류, 경매 등의 진행이 어렵게 된다. 채무자의 인적사항이 기재돼야 하는데 빠지게 되니 업무상으로 불편해진다는 것이다.
전체 대부업체 중 절반은 이같은 이유로 타격이 커져 은행연합회로 고객정보 이전을 찬성하고 나머지는 주민번호가 없더라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 10일 대부금융협회는 이 사안에 대해 간담회를 열어 대부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를 열었지만 의견이 조율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은행연합회에 정보를 집중시키고 타 금융기관에 오픈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박았지만 추후에 정책적 판단으로 공유될지 지켜봐야 한다"며 염려했다. 고객정보 집중을 두고 금융당국의 사전적 포섭도 못마땅하다는 의견을 표현한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신용정보를 모으려는 의도는 결국 금융사들끼리 공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 아니냐"며 "영업에 상당한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대부업계의 반응에 '기우'라며 반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객의 신용정보를 종합 집중기관으로 모으더라도 대부업 신용정보를 모든 금융회사가 이용하면 여러 부작용이 있다"며 "어떤식으로 집중할 건지, 어떠한 정보를 집중할 건지,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은 정리를 할건지 추후 협의 해야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그간 대부업의 금전거래는 사인(사인)의 거래로 판단해왔다"며 "대부업법 개정 작업이 진행중인데 금융당국의 관리대상이 되는 대형대부업체들이 (개인정보 공유 등을 두고) 어떻게 연착륙 할지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