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의 부동산퍼즐)DTI·LTV 완화..'신의 한수' vs. '장고끝 악수'

입력 : 2014-07-17 오후 3:18:51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DTI·LTV를 완화한다고? 정부가 아주 빚내서 집을 사라고 앞장 서는구만."
 
"너는 카드한도 늘려준다고 월급 이상으로 돈을 쓰냐? 대출 범위를 확대한다는거지 누가 너보고 집 사라고 하디."
 
몇일 전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나온 대화입니다. 이들은 부동산 전문가도 아니고, 부동산을 업으로 먹고 사는 분들도 아닙니다. 둘 다 개인 소유의 집은 없지만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에 대해 전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부모님의 재산 보유 정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촉발한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 완화 방침으로 인해 부동산시장은 이를 가운데 두고 거센 논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금융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분들은 비상등이 켜진 가계부채 문제를 우려했고, 정부가 집값 상승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들을 하고 계시는데요.
 
이 분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집값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집값은 더 떨어질 필요가 있다는 논리입니다. 때문에 정부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정책을 쓰면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서울에서 월급 받아서는 절대 집을 살 수 없어요. 방 3개짜리 콘크리트 아파트가 7억씩 한다는게 말이나 되나요? 현재 집값은 우리 나라 경제 수준에 비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이런데 정부가 집값 부양하겠다는건 잘못된거 아닌가요."
 
"가계부채가 1000조원이 넘는데 대출을 더 받으라는건 부실만 키우는거에요. 대출 더 받았다 금리라도 오르면 어떻게 할 건가요. 하우스푸어만 더 양산할 수 있어요. 폭탄 돌리기를 하는거죠."
 
누군가는 "대출 받으라고 권장해서 부동산 살리고, 집값 높여서 내수 활성화 시키겠다는 정부 생각. 가계대출은 폭발 직전까지 와도 괜찮다는 생각. 정말 나는 생각도 못한 창조경제다"라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도 있었죠.
 
이와는 반대로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가 꼭 필요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들의 요지는 금융규제 완화 반대론자들이 오버(?)를 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요즘같은 세상에 상환 능력을 계산도 안하고 대출의 불구덩이에 뛰어들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LTV, DTI 늘리면 은행에서 돈이 거져 나오나요? 은행은 기부천사인가? 대출 상환 능력 검증은 악랄한 은행에서 더 꼼꼼히 한다"
 
"집값 떨어져서 좋은 사람 누가 있나. 집 안사고 전세 수요만 늘고, 전셋값 급등하니 월세사는 사람들만 더 늘고 있지 않나. 집주인은 집값 떨어져서 우울하고"
 
"집값이 올라야 깡통전세도 줄어드는 것 아닌가. 깡통전세는 집값이 떨어져서 생긴거다. 가계부채? 팔려야 빚도 갚는거지. 집은 절대적 자산인데 떨어지면 누가 사겠나."
 
결과는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금융규제 수위가 어느정도가 될지. 이번 금융규제 완화추진이 7.30재보궐 선거를 앞둔 립서비스라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4년전 지방선거가 끝나고 대패한 정부·여당은 DTI를 완화했지만 겨우 6개월 한시 운용으로 끝난적이 있었죠.
 
시행이 된다해도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알 수 없습니다.
 
과연 정부가 시행하게 될 금융규제 완화는 수도권 부동산 침체와 가계부채 붕괴 사이에서 '신의 한수'가 될지, '장고 끝 악수'로 남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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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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