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아까 오전에 회사에서 나오면서 검은 넥타이를 맸습니다. 목숨을 버릴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팬택 협력사 협의회는 17일 오후 3시 서울 을지로 SK T타워 앞에서 팬택 협력업체들의 위기를 알리고, 팬택 지원을 촉구하기 위한 집회를 가졌다.
박영훈 신언아이앤씨 기획영업부·상무이사는 "우리는 힘이 없다"며 "이번주에 (회생여부가)결정 나지 않으면 대부분 업체가 1차 부도를 맞는다"고 말했다.
박 이사는 "시장 경제에 반해서 무조건 우리만 살자는 게 아니다"라며 "20여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이통사와 함께 일했는데 그들에게 짐만 됐는지, 앞으로 필요 없는 존재인지 국민과 이통사 그리고 정부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팬택 협력사 협의회는 17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 T타워 앞에서 팬택 협력업체들의 위기를 알리고, 팬택 지원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를 가졌다.(사진=정기종 기자)
그는 "베가 아이언2가 팬택의 신제품이지만 6~7월에 이통사에 단 한 대도 납품하지 못했다"며 "이통사에서 왜 제품을 받지 않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팬택은 사후서비스를 강화하고 최근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협력사들도 언제든 바로 생산에 돌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통사에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홍진표 팬택 협력사 협의회 대표(하이케이텔레콤 대표)는 "8만여 종사원과 30여 만명의 가족들이 거리에 내몰리게 생겼다"며 "이번주 안에 팬택의 워크아웃을 종료짓지 않으면 다음주부터는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날 협의회는 정부에게 올리는 호소문을 청와대에 접수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18일에는 국회를 찾아 수수방관하지 말고 어려움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할 방침이다.
이처럼 협의회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할 뜻을 밝혔다. 홍 대표는 "이번주 중에 결정이 나지 않으면 다른 이통사든, 정부든, 팬택이든, 또 다른 채권단이든 찾아가서 끝까지 요구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