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005380)가 6월 유럽에서 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기아차(000270)는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며 양사의 월간 판매량 격차는 5500여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17일(현지시간)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유럽(EU)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 감소한 총 3만8136대를 판매했다.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하락세로 올 상반기 전체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2.2% 줄어든 21만2284대를 기록했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대비 3.4% 증가한 3만2449대를 기록했다.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3.2%와 2.7%로 점유율 격차도 0.5%포인트 내로 좁혀졌다.
현대차의 이 같은 판매 부진은 올 상반기 동안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6월까지 지난해 대비 2.2% 하락한 21만2284대를 판매했는데 올들어 유럽 자동차시장이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는데 역행하는 것이라 더욱 자존심을 구길 만한 일이다.
상반기 유럽에서 팔린 승용차는 총 662만2996대로 지난해 대비 6.5%나 올랐다. 유럽 내 대부분의 브랜드가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는데 점유율 1위 폭스바겐은 전년 대비 7.4% 상승했고, 푸조·시트로앵(5.3%↑), 르노(19.8%↑), 포드(7.2%↑), 피아트(2.5%↑), 토요타(7.7%↑), 닛산(10.0%↑) 등도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대비 5% 증가한 18만414대를 판매했다.
업계에서는 유럽에서의 현대차 실적 부진을 두고 신차 부재, 경쟁사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확대 등의 이유를 꼽고 있다. 피아트와 푸조·시트로앵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난 수년간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적극적인 인센티브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은 상반기 동안 가장 많은 신차를 유럽에서 출시하며 판매량을 더욱 늘렸다.
한편 현대차 유럽법인 마케팅 총괄 사장은 지난달 돌연 사임했다. 현대차는 개인적인 사유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떠났다는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