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유통업계가 다음달 초부터 사활을 건 추석마케팅을 시작한다. 예년보다 2~3주 가량 앞당겨 추석대목 준비에 돌입하는 것이다.
월드컵 특수 실종에 이어 마른 장마 탓에 장마마케팅 마저 허탕을 치면서 매출이 곤두박질 치고 있어서다. 마음이 급해진 업계는 추석마케팅 기간을 늘려 매출회복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달 중순 기준, 장마 지속 기간은 지난해 대비 1/5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도 이미 중반을 넘어서고 있지만 비가 온 날은 총 3일에 불과하다. 다음달까지 예상 강수량도 많지 않을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체들은 그야말로 망연자실한 상태다.
당초 올해 장마도 지난해처럼 길고 많은 양의 비가 내릴 것으로 관측되면서 장마특수를 노리고 충분한 물량 확보에 나섰던 업체들로써는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16강 진출 실패로 월드컵 마케팅이 실패로 끝나 안그래도 힘이 빠지는 마당에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장마특수 마저 일찌감치 물 건너간 상황"이라며 "장마용품은 시기를 놓치면 아무리 할인율을 높여도 물량이 빠지기 힘들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레인부츠와 코트 물량을 지난해 대비 거의 두 배 가량 늘려 준비했지만 고스란히 재고로 떠안게 됐다"며 "내년시즌 이월상품으로 내놓는다 하더라도 기본 단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처분할 수 밖에 없어 손실이 막대한 상황"이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실제로 아웃도어, 제화를 비롯한 패션업체들은 각종 신상 레인아이템을 선보이며 지난달 초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지만 목표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눈물의 재고떨이에 나선 업체들도 상당수 눈에 띄고 있다. 많게는 할인율을 70%~80%까지 적용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율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월드컵 마케팅에 이어 장마 특수까지 실종되면서 유통업체들은 추석 대목 잡기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사진제공=오프로드)
때문에 올 여름 월드컵과 장마특수를 잔뜩 기대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면서 업체들은 추석 대목 잡기에 올인한다는 전략이다.
대부분 업체들은 지난해보다 행사기간을 2주 가량 앞당기고 기간도 30일 정도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추석특수를 겨냥한 다양한 프로모션과 이벤트, 경품행사도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다.
추석시즌을 활용해 남은 장마용품 물량을 최대한 소진하고 가을 신상품도 일찍 선보여 매출을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주부터 가을상품을 출시한 업체들도 상당수다. 심지어 아웃도어 업체들의 경우, 할인행사로 이월상품 소진은 물론 벌써 다운 신상품 선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추석을 활용해 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에도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가을 신상품 구매시, 레인용품 등 여름상품 추가 증정 등을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전략도 강구되고 있다. 끼워팔기 전략을 통해 재고도 소진하고 신상품 판매율도 높인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 추석을 맞이하는 만큼 이번에는 여름상품과 가을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지난 추석의 소비패턴과 실적을 철저히 분석해 인기상품을 강화하고 할인과 사음품 혜택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여름철 휴가비용 부담이 있는 상황에 추석까지 맞물리면서 소비심리가 얼마나 살아날지는 미지수"라며 "지난해 추석시즌 정도만이라도 매출이 나와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