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이충희기자] 발롱도르 4회 연속 수상과 함께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 그리고 전설적인 테너 고(故)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평생 아끼며 사랑한 명차 브랜드가 있다.
가장 ‘이탈리아다운 자동차'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 유명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 바로 ‘마세라티’다.
지난 100년간 고집스러울 정도로 자동차에 대한 가치와 전통을 계승해온 마세라티는 세련된 디자인에 폭발적인 주행성능을 과시하면서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의 비교를 거부해왔다. 비교 자체가 마세라티로서는 치욕이라는, 자부심이다.
마치 여성의 치마폭처럼 부드러운 유선형의 세련된 디자인이지만, 시동을 켜면 중저음 특유의 강력한 엔진음을 배출하면서 주변의 시선을 한곳으로 사로잡는다.
이처럼 매력적인 마세라티가 수입차 시장에서도 최고가라는 ‘희소 가치’를 내세워 국내 수입차 시장 공략에 착수했다.
◇지난 17일 마세라티 기자간담회에서 움베르토 마리아 치니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마세라티)
<뉴스토마토>는 지난 17일 서울 신사동 전시장에서 움베르토 마리아 치니(Umberto Maria Cini) 마세라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과 국내 수입차 시장 전망 및 마케팅 전략에 대한 심층적 이야기부터 취미·특기 등 다양하고 진솔한 솔직함을 접했다.
그의 첫 인상은 전형적인 이탈리아인답게 기골이 장대하고 점잖았다.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밝은 미소로 응해줘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탈리아 북부 토스카니 작은 해변 도시에서 태어난 움베르토 마리아 치니 사장은 현재 두바이에 살고 있다. 워낙 잦은 출장 탓에 집이 어딘지 모를 정도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렇게 그와의 이야기는 시작됐다.
지난 1991년 폭스바겐-아우디에 입사한 치니 사장은 2004년 마세라티로 이직해 중동·아프리카 지역 총괄 사장을 역임한 뒤 현재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묻자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일에 대한 ‘헌신’과 ‘열정’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팀워크(Teamwork)’라고 강조한 치니 사장은 “개인이 아닌 조직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협력해야 더 높은 성과들을 이뤄낼 수 있다”면서 “마세라티는 새로운 모델들에 대한 희소성 마케팅을 강조해 한국시장에 진출했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자평했다.
◇<뉴스토마토>는 움베르토 마리아 치니(Umberto Maria Cini) 마세라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사진=뉴스토마토)
실제로 마세라티는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시장에서 전년 대비 무려 705% 고속성장하면서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12년 글로벌 연간 판매량 6000여대에 불과했던 마세라티는 지난해 1만5400여대를 판매하면서 두 배 이상 외형이 급팽창했고, 오는 201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연간 생산량 목표를 5만대로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치니 사장은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핵심 경영전략에 대해 “각 국가의 문화와 니즈에 맞춰서 파트너사들과 함께 전략 커뮤니케이션을 집중할 계획”이라면서 “특히 신모델 출시를 통해 마세라티의 희소 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마세라티는 브랜드 품격에 맞는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가령 고객 취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엄격한 프로세스를 가지고 개인이 원하는 추가 기능을 더한 맞춤형 제작을 통해 다른 수입차와의 차별화는 물론 고객 만족도까지 높이겠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시장 가치에 대해 “아시아 태평양 시장에서 한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가”라면서 “중국은 미국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세계 1위의 자동차 시장으로 급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절대적인 판매 수치에서 중국보다 낮지만, 인구수 대비로 비교하면 한국 시장의 결과가 더 좋다. 때문에 한국은 우리에게 여전히 매력적이고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은) 올해 전 세계 10위권 시장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마세라티는 향후 지속적으로 라인업을 보강해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마세라티는 지난해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모델인 6세대 콰트로포르테를 출시한 이후 국내에서 182%의 고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치니 사장은 “연말쯤 10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와 그란카브리오가 론칭될 예정이며, 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프로토 타입으로 선보였던 SUV 르반떼와 투 도어 쿠페 알피에리를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2018년까지 새로운 그란투리스모도 론칭 예정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이 한국에 나올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세라티가 하반기 한국시장에 본격 판매하는 기블리 디젤.(사진=마세라티)
치니 사장은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 대해 “자동차에 대한 열정 때문에 한국 자동차 업체들을 오랫동안 지켜봤다”면서 “자동차 스타일과 소비자에게 인식되는 마케팅 포지셔닝이 훌륭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계 시장에서 중요한 플레이어로 한국 이외의 시장에서 우수한 제품성을 인정받아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뷰가 거의 끝날쯤 그는 작은 소망을 귀띔했다. 치니 사장은 “6세에 승마를 시작했고, 8세에 자동차를 운전하기 시작했다”면서 “두 가지 취미 모두 열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하나를 포기해야 했고 그게 승마”라고 말했다.
그는 “아쉬움이 없었다. 자동차는 나의 취미이자, 스포츠이자, 업무이기 때문이고, (나는)여전히 자동차와 함께 살고 있다”면서 “10~20년 후 은퇴 뒤 고향인 이탈리아 토스카니에서 자동차와 함께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게 작은 소망”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 '작은' 소망을 이루기 전까지 그는 자동차와 함께 열정을 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