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8월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 부진 장기화와 환율 악재 등이 겹치면서 이 같은 결과가 도출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8월 종합경기 전망치가 91.6으로 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자료=전경련)
BSI는 기업의 현재 경영상황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지수로,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음을 뜻한다. 반대로 100 이하일 경우엔 경기전망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우세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기업들이 국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경기 둔화 탓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0.6%로 7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내수와 소비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내수 부진 속에 세월호 참사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실제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0.3%포인트 감소하며 11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6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역시 대형마트(-5.9%)를 필두로 백화점(-4.6%), SSM(-4.2%)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여기에 기업의 실적 부진까지 겹쳤다.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4.5% 급감할 것으로 잠정 집계된 가운데,
현대차(005380) 역시 13.3% 감소했다. 수출경제를 주도하던 전차군단의 몰락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착시효과가 사라지면서 산업 현황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망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내수(91.0), 수출(93.7), 투자(97.9), 자금사정(96.4), 재고(102.9), 고용(98.5), 채산성(93.3) 등 모든 부분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는 100 이상일 때 재고가 과잉되는 것을 의미한다.
업종별로 경공업(94.1)은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87.0), 펄프·종이 및 가구(93.3)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화학공업(88.0)은 자동차·트레일러 및 기타운송장비(80.0), 전자 및 통신장비(81.8) 등의 실적이 악화되고, 비제조업(94.6)의 경우 컴퓨터프로그램 및 정보서비스(81.8), 도·소매(91.7), 방송·통신업(92.3)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부진할 전망이다.
김용옥 전경련 경제정책팀장은 "내수 부진과 소비심리 위축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 체감경기도 나빠지고 있다"면서 "과감한 규제 개혁과 확장적 거시경제 정책을 통해 경제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종합 경기는 지난 3월 기준치인 100.7을 기록한 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업경기실사지수 7월 실적치는 90.8을 기록했다. 내수(95.4), 수출(94.5), 투자(97.7), 자금사정(96.9), 재고(104.4), 고용(96.6), 채산성(92.7) 등 모든 부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