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돌파 후 2080선도 뚫어내며 쾌속 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지속했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4856억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988억원을 순매수했다. 올들어 최고치다. 외국인의 하루 순매수 규모가 5000억원을 넘은 것은 지난해 10월23일(5920억원) 이후 처음이다.
지난 12거래일간 외국인의 쇼핑 리스트를 들여다보면 대형주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IT와 자동차, 금융주 중심의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대내외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외국인 장바구니엔 대형주..IT·자동차·금융주 집중공략
◇7월15일~30일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매수 상위 종목
(30일 시간외매매 제외) (자료=한국거래소)
외국인이 12거래일 연속 매수 행진을 지속하면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005930)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460억원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외국인 매수 규모의 4분의 1에 달한다.
LG전자(066570)도 외국인이 911억원 순매수 하며 매수 상위 종목에 꼽혔다. 2분기 휴대폰 부문의 턴어라운드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발표했고 앞으로의 전망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자동차주도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았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는
현대차(005380)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은 현대차를 3956억원 순매수했다.
기아차(000270)도 외국인이 1508억원 정도 매수했다.
외국인은 금융주도 집중 매수했다.
신한지주(055550)와
KB금융(105560),
하나금융지주(086790),
기업은행(024110)이 나란히 매수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최근 12거래일 동안 신한지주를 2152억원 순매수했고,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을 각각 1471억원, 1268억원, 862억원 정도 샀다. 은행주가 정부의 경기 부양책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면서 주가도 최근 상승 중이다. 이날 기업은행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10종목은 시가총액 비중 상위 40종목 안에 모두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차, 신한지주, 기아차, KB금융, 한국전력 등 6종은 시총 비중 상위 10권안에 들어있다.
◇대내외 여건 긍정적..외국인 매수 여력 더 있다
외국인의 대형주 선호도가 높은 가운데,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8월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주체는 외국인이 될 것"이라며 "특히 상반기 한국증시를 외면했던 미국계, 유럽계 자금의 귀한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7월 가집계를 보면 이번달 미국계 자금이 1조원 넘게 순매수해 외국인 순매수의 40%를 차지했다"며 "지난해 8월에서 10월 외국인이 한국주식을 14조 순매수 했을 때의 주도세력인 미국계 자금이 복귀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수 강도는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기업 이익과 함께 심리가 중요한 곳인데 정부의 확고한 부양의지가 기대감 상승 측면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현대모비스 같은 지배구조의 핵심 주식들과 은행주를 집중 매입하고 있는데 이들은 배당 키워드와 무관하지 않은 주식"이라며 "정부의 정책이 더 구체화되며 외국인 수급을 이끌어 지수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