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독일이 러시아에서 진행하던 가상 전투 훈련 센터 프로젝트를 취소하면서 프랑스와 러시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는 독일 정부가 러시아와 맺은 1억2000만유로 규모의 군사 계약을 파기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러시아의 군수, 금융, 에너지 산업 부문을 제재하기로 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항공 MH17이 격추된 것을 계기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일 최대 군사·산업 복합기업인 라인메탈이 지난 2011년에 러시아 정부와 맺은 군사 시험장 설립 계약은 취소됐다. 여기서 발생하는 손실은 독일 정부가 보상해 줄 방침이다.
독일 정부는 금전적인 손해가 있긴 했지만, 이번 결정이 다른 유럽국들의 태도를 바꾸는 촉매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미스트랄 상륙함 판매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특히, 독일은 프랑스가 러시아와 맺은 12억유로 규모의 상륙함 공급 계약을 취소하길 바라고 있다.
프랑스는 러시아에 6억유로짜리 미스트랄 상륙함을 올가을에 한대, 오는 2016년에 한대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군수 산업에 오점이 생기는데다 조선 산업이 침체될 것이라며 러시아와의 무기 계약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주 독일과 영국, 폴란드 발틱3국이 이점을 비난했을 때도 프랑스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아직까지 프랑스는 독일의 계약 파기 결정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프랑스와 다른 유럽국들이 러시아와 맺은 군사 계약을 재고해 볼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러시아 군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독일을 비롯한 다른 유럽국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군사시설을 세우거나 무기를 양산할 수 있지만, 문제는 선진 기술을 배울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세르게이 쇼이그 국방장관은 "러시아 군사·산업 복합체를 독립시키기 위해선 외부의 기술과 장비를 수입해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