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머나먼 카메라 1위..소니 벽 철옹성

입력 : 2014-08-05 오후 2:22:15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국내 시장은 캐논·니콘 두 일본기업이 지배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DSLR과 다르게 미러리스 시장은 가전 기반의 제조사들이 양분하고 있다는 점이다.
 
100여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카메라 전문기업을 뒤로 하고 소니와 삼성전자(005930)가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미러리스 시장이 개화했을 때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점한 덕분이다. 양사 모두 셀프카메라와 인물사진에 집중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국내 미러리스 시장 1위’를 선언하며 역량을 집중하고 있지만 업계 1위인 소니를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왼쪽부터)소니의 a5000과 삼성전자의 NX미니(사진=각사)
 
소니는 지난 2006년 미놀타를 인수합병했다. 다른 가전제품과는 달리 광학기술은 단시간 내에 따라잡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소니는 미놀타 인수와 함께 렌즈교환식 브랜드 ‘알파’를 론칭, 보급형부터 고급형 모델까지 라인업을 구축했다. 2010년부터는 미러리스 카메라에 주력하고 있다. 소니는 2010년 7월부터 4년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2010년부터 미러리스 카메라를 매년 출시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2006년 콤팩트 카메라 ‘VLUU NV’를 시작으로 ‘ST550’ 등을 선보이다, 2010년 4월 삼성테크윈(012450)으로부터 카메라 부문을 인수,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TV·모바일·반도체 등 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독 카메라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근거리무선통신(NFC)과 와이파이 등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기능이 대부분 디카에 기본 탑재되며 경쟁력이 약화됐다.
 
무엇보다 탄탄하지 못한 렌즈군이 삼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니콘 렌즈가 80여종, 캐논이 70여종을 보유한 가운데 삼성은 18개 기종을 보유 중이다. 업계 후발주자인 소니가 50여종의 렌즈를 갖춘 것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소니도 한때 ‘바디왕국’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렌즈군이 얕았으나, 1년에 2~3개의 렌즈를 꾸준히 개발·출시하며 렌즈 경쟁력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광학기술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며 “제 아무리 삼성이라고 해도 짧은 기간 내에 전통 카메라 업체에 필적할 만한 기술을 시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디지털이미징 사업에 대해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2013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이미징 사업부의 영업권 가치를 0원으로 책정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카메라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카메라에 대한 이건희 회장의 각별한 애정 때문이다.
 
삼성은 스마트폰 1위 DNA를 카메라에 적용하기 위해 디지털이미징 사업부를 무선사업부 산하로 통합 ‘이미징 사업팀’으로 재편했다. 이후 디지털이미징 사업부장인 한명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힘을 실었다.
 
최근 삼성은 ‘프리미엄 S렌즈’를 출시하며 카메라 사업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렌즈를 강화하는 가운데 ‘NX30’이 유럽에서 상을 받는 등 카메라 사업이 진일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이 내세운 ‘2014년 국내 미러리스 시장 1위’는 어려워 보인다. 소니가 여전히 확고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소니는 올해 1~6월까지 상반기에 51%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삼성이 20%대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대 유통망과 마케팅 툴을 가진 삼성이라고 해도 6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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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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