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한국투자증권이 해외시장 진출 영역을 확대한다. 장기화된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불황 타개를 위해 꺼내 든 신성장동력 카드로 가장 먼저 승부수를 띄운 지역은 인도네시아다.
14일 한국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에 현지사무소를 설립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투자청에 사무소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포화상태인 국내에서 눈을 돌려 해외진출을 통해 시장다각화로 활로를 찾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개설 시기는 못 박을 수 없지만 연내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한국투자증권 측은 기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수년간의 스크리닝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 국가를 물색한 결과"라며 "일단 본사 직원 한명과 현지 직원 한명 등 총 두명의 직원을 두고 내년 한 해 동안 시장 조사 단계를 가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력·제반비용 최소화로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이번 인도네시아 진출 추진은 7년 만에 다시 이뤄진 것이다. 앞서 2007년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현지 직원을 파견했으나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증권사 3곳이 이미 진출한 지역이다. 현지 회사와의 합작 경영 등으로 수년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지의 코린도그룹과 합작해 탄생한 우리코린도증권은 리테일 브로커리지 영업을 주 영업분야로 두고 매년 10억원 정도의 경상이익을 내고 있다"며 "매년 양호한 성장을 하고 있으며 온라인시장, 채권중개, 자금조달 부문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는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장기화된 업계 침체 속에 해외진출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는 증권사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당장의 수익개선보다는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선제적 해외진출에 나선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단기적으로는 비용이 더 들겠지만 그만큼 투자 여력이 있다는 뜻이 아니겠느냐. 우리 역시 관심을 두는 지역이 여러 곳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긴 호흡을 갖고 지켜봐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한때 우르르 몰렸던 베트남 시장만 하더라도 시장 분석력 없이 들어갔다가 자본회수도 할 수 없는 뼈아픈 경험을 하게 했다"며 "삼성전자 하나보다 작은 시장이 하나의 마켓으로 성장할때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실 자본시장의 성숙도가 부족한 우리보다 못한 나라의 현황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선점하고 꼭 증권업이 아닌 다른 유사 비즈니스로 시장에 맞는 역할을 하면서 브랜드도 쌓고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