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정부가 국내 자동차산업 활성화를 위해 새로 차를 구매할 경우 최대 250만원까지 세금을 감면해주는 등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또 부품산업업체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은행이 공동으로 지역상생보증 펀드를 마련하고 산업은행 등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 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26일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제로 열린 제13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29조원에 달하는 '수퍼추경'에 이어 나온 이번 방안에서 정부가 국세인 개별소비세 외에 지방세인 취·등록세도 함께 감면하기로 한 것은 정부로서도 부진에 시달리는 자동차산업을 더 이상 방관할 수만은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신차 구매시 세금 최대 250만원 감면
정부의 지원 방안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월1일 이전 등록된 550만대의 노후 차량을 신차로 교체할 경우 오는 5월부터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개별소비세와 취·등록세의 각각 70%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차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개별소비세는 최대 150만원, 취등록세 등 지방세는 최대 100만원이 감면된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전체 총 550만대의 대상차량 중 5%인 25만~26만대의 노후차량이 신차로 교체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재 월간 8만대 수준에 그친 신차구매 수요와 비교하면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등록차량 1679만대 가운데 2000년 이전 등록된 차량은 548만대로 전체 등록 차량의 32.6%에 이른다.
여기에 세금감면에 따른 자동차업계에서 자체적으로 가격인하까지 실시할 것으로 전망돼 신차 구입시 소비자의 금전적 부담은 대폭 줄어든다.
정부는 우선 공공기관 등록차량중 2000년 1월1일 이전에 등록된 차량을 우선 교체하기로 했다.
금융분야에서의 할부판매 활성화 지원도 확대해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자동차 할부 캐피탈사에 유동성을 지원하고, 우체국 기업유동성 지원자금을 활용해 캐피탈사의 발행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 부품산업체, 지역상생보증펀드통해 지원
정부는 완성차 업계는 물론 부품산업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부품산업 협력업체가 소재한 지방자치단체와 은행이 공동 출연을 통해 협력업체의 유동성부족을 지원하는 '지역상생보증펀드'도 도입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은행이 보증기관에 특별출연한 자금은 지자체의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해당 협력업체에 보증배수 범위내에서 지원된다.
또 산업은행 등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1조원 규모의 부품소재 M&A펀드도 조성해 국내외 주요산업의 M&A를 활성화하는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부품업체의 글로벌 아웃소싱 참여 등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코트라가 운영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1차 벤더 대상의 타겟 전시회, 코리아 오토파트 플라자(Korea Autoparts Plaza) 등의 국내외 전시회에서 국내 부품업체의 기술과 가격경쟁력에 대한 홍보 강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노사간 고용유지 협약을 체결한 중견이하 부품업계의 현장인력을 대상으로한 고용유지 재훈련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 미래경쟁력 강화..R&D 지원폭 늘려
정부는 위기이후 새로운 산업동력이 될 스마트 그린카의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매년 5%의 연비향상을 위한 신기술 개발자금 재원을 마련키로 했다.
이와 함께 대부분 중소규모인 부품업체가 단독으로 핵심기술의 개발·보급이 불가능한 상황을 감안해 선진기술의 조사분석과 데이터뱅크 구축, 실증사업 지원, 해외판로 확대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이 지원한 수출기업보증과 R&D 특례보증, 우수기업 보증 등을 활용해 핵심원천기술 등 그린카 관련 우수기술을 보유한 기업당 100억원의 장기 R&D 융자지원도 실시한다.
◇ 산넘어 산..폐차보조금·환경개선금 포함될 수 있어
지금까지 정부가 지방세까지 대폭 감면하려고 하자 행정안전부는 세수 감소를 놓고 고심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개별소비세 일부의 세금인하조치로는 시장활성화가 미약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지방세 감면도 이번 대책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자동차 노사관계가 아직까지도 합리적이지 못한 수준"이라며 "자동차업계의 강도높은 자구노력과 노사관계 선진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지원은 제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업계가 주장한 폐차후 신차구입시 보조금 지급과 경유차량에 대한 환경개선부담금 폐지 등에 대해서는 "검토대상이었의나 현재는 포함되지 않았다"면서도 "국회에서의 협의에 따라 추후 상황이 달라 질 수 있다"고 밝혀 추후 추가지원될 수 있음도 시사했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지난 2007년 기준 160만명으로 국내 총산업의 10.4%에 달하는 고용수준을 보이고 있고 세수에서도 2007년 199조원중 15.5%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올들어 지난 2월까지 내수판매 규모는 16만2000대로 전년대비 14.7%가 감소했고, 수출도 27만4000대로 37.9%가 줄어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정부의 이 같은 지원책이 효과를 거두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추가적인 당정협의와 국회에서의 결정이 남아 있고, 전제조건으로 제시된 자동차업계의 강도높은 자구노력과 노사선진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 어려움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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