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9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틸렌을 공급할 신규 설비의 완공이 지연되는 등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며 "에틸렌 강세가 2016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 연구원은 "올해 세계 에틸렌 생산능력은 402만톤 증가할 전망이고, 2015년과 2016년에도 연평균 586만톤 증가에 그쳐 기존 전망보다 증가 규모가 16% 감소할 것"이라며 "이는 평균 가동률 85%를 가정했을 때 세계 수요 증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에틸렌 공급 부족의 원인은 무엇일까. 대규모 신규 설비의 완공이 지연되고 있고, 노후 설비의 폐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권 연구원은 "보르쥬(Borouge)Ⅲ, 오팔(OPAL), 카브얀(Kavyan) PC 등 주요 대규모 증설 프로젝트는 기존의 가동 목표보다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 설비의 완공 지연은 현재 에틸렌 강세를 연장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동의 대규모 설비 가동과 셰일가스 기반의 미국 설비의 영향력 증가로 유럽의 낡은 납사 크래커의 폐쇄도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로 중국이 석탄 에틸렌 생산 설비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 역시 본격적 가동이 늦춰질 것으로 보여 큰 위협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일단 자본 부담이 굉장히 큰 상황이고 납사로 생산할 때보다 석탄으로 생산할 때 물이 7배 정도 더 필요한데 중국의 석탄 산지가 밀집된 지역은 건조해서 물이 부족하다"며 "또한 엔지니어 등 인력 부족으로 가동률을 아직 못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중국 석탄화학 프로젝트가 100%의 가동률을 보일 가능성이 낮으며 23% 정도는 취소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며 "완공 후 가동하더라도 1년내에 50% 이상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내년과 2016년에 예상되는 세계 에틸렌 생산능력 가운데 중국의 석탄화학 프로젝트가 38%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설비의 가동 지연은 에틸렌 공급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에틸렌의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권 연구원은 "에틸렌으로 가장 많이 만드는 최종제품인 폴리에틸렌의 수요가 플라스틱 용기 등 다양한데 경기에 민감하지 않다"며 "중국이나 인도, 남미 등의 인구 밀집지역에서 인당 소득이 늘어나면서 폴리에틸렌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연평균으로 6~11%의 수요증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자료제공= IMF, CEIC,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폴리에틸렌은 세계 에틸렌 수요의 약 60%를 차지한다. 또한 모노에틸렌글리콜(MEG)은 전체 에틸렌 수요의 15%를 차지하는데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의 주재료다.
권 연구원은 "PET은 포장재, 병, 합성섬유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돼 연 8~9%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이에따라 MEG의 수요도 연 8~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처럼 에틸렌 가격 강세는 점진적으로 주요 다운스트림 제품으로 전가되고, 이는 경제성장 모멘텀이 회복될 경우 주요 화학업체의 이익 모멘텀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에틸렌 강세에 수혜를 받는 종목은 무엇일까. 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을 주목했다.
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한해 28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어 우리나라 석유화학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폴리에틸렌 등 에틸렌 계열 주력 다운스트림 제품 수요가 증가할 경우 안정적인 실적을 얻을 수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사진=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