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일감 몰아주기, 사익편취 등 대기업집단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규제들이 도입·시행되기 시작한 가운데 지난해 이들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매출액 감소세가 더 커 내부거래 비중은 오히려 소폭 늘어난 데 비춰 규제효과보다 경기둔화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금액과 비중은 관계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2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4월 새로 지정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47곳의 지난해 내부거래를 분석한 결과, 이들 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액이 181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8000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비중은 오히려 12.3%에서 12.46%으로 소폭 증가한 것과 상반된다.
공정위가 이번에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한 곳은 '13년 말 기준 자산총액이 5조원 이상인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GS ▲한진 ▲한화 ▲두산 ▲신세계 ▲CJ ▲LS ▲금호아시아나 ▲동부 ▲대림 ▲부영 ▲현대 ▲OCI ▲현대백화점 ▲효성 ▲동국제강 ▲영풍 ▲미래에셋 ▲오롱 ▲한진중공업 ▲KCC ▲한라 ▲한국타이어 ▲태광 ▲대성 ▲현대산업개발 ▲교보생명보험 ▲세아 ▲이랜드 ▲태영 ▲하이트진로 ▲아모레퍼시픽 ▲한솔 ▲포스코 ▲KT ▲대우조선해양 ▲S-OIL ▲대우건설 ▲한국지엠 ▲홈플러스 ▲KT&G 등 47개 기업집단이다. 이들은 총 1351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의 내부거래액은 지난 2012년 처음 1조원 줄어든 이래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2년 간 총 4조8000억원이 줄은 것. 그러나 같은 기간 매출 감소액이 49조2000억원으로 더 큰 것으로 나타나 경기둔화에 따른 매출액 감소의 영향이 규제보다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호출자제한 47개 기업집단의 총 매출액은 1456조8000억원. 전년(49개 기업집단 기준 1506조원)보다 49조2000억원 적다. 지난 2012년 첫 내부거래액 감소 때와는 배경이 다르다. 당시에는 매출액이 늘었음에도(1407조2000억원→1506조원) 내부거래액이 줄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경기영향으로 인해 줄어든 매출액과 내부거래 자체가 줄어든 부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가 올해 2월부터 시행됐고,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등 규제의 효과도 일부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