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2년 단위로 계약하는 임대차계약의 특성상 임대차계약이 몰린 다음해에는 전월세계약이 줄어야 하지만, 최근 4년간 임대차계약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잠재 매수자들이 집값 하락 우려에 주택 구입을 기피하고, 흔히 1년을 계약기간으로 하는 월세계약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전세월실거래가 정보를 분석한 결과, 최근 4년간(1~7월 기준) 임대차계약은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35만8700여건이었던 전월세계약은 2012년 37만6500여건으로 늘었고, 2013년 39만500여건, 2014년 39만5100여건으로 4년 연속 증가했다.
◇최근 4년간 1~7월 임대차계약 동향(자료=국토교통부)
전세거래가 소폭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월세거래가 급증하며 전체적인 임대차수요 증가세를 가져왔다.
2011년 27만700여건이었던 전세계약건수는 2014년 25만9500여건으로 4.3% 줄었다. 반면 월세는 8만8000여건에서 13만5600여건으로 35% 급증했다.
전세가 2년 단위로 계약하는 반면 단기 거주가 많은 월세는 1년 계약이 상대적으로 많다. 매년 재계약과 신규계약이 해야하는 구조다.
임대차세입자의 증가는 매매시장 침체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아파트가격 장기 침체에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며 임대차수요층이 두터워졌다. 2011년~2013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5.36% 하락했다.
대출 이자와 각 종 세금이 지출되는 매매 대신 고정 주거비용 지출이 적은 전세를 선택하는 잠재수요층이 많아지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전세시장에는 짝수해 법칙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몇년 전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임대차수요가 많아지면서 전셋값이 내려가질 않고 있다. 시장이 과도기를 겪고 있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짝수해 법칙은 1989년 임대차보호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개정됨에 따라 계약 만료가 집중되는 짝수해에 전셋값이 주기적으로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때문에 2기 경제팀 출범 이후 매매시장 호조세가 임대차시장의 수요 억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기 경제팀은 매매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LTV를 70% 상향조정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주택 구입 희망자의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달 말이나 다음 초 중 재건축 활성화 방안을 발표, 시장 선도주인 강남 재건축을 부양키로 했다. 현 정부들어 추진되고 있는 선(先 )매매 활성화, 후(後)임차수요 감소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매매시장은 정부 의도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6% 오르며 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0.11% 오르며 일반 아파트 상승률인 0.05%를 상회했다.
다만 매도자 중심의 호가가 상승하는 추세로, 잠재수요층이 추격 매수에 나설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초구 제일공인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매수 문의가 늘었지만 매도자들이 호가를 높여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매수자들은 실제 구입에 아직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