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저금리 장기화의 다른 말은 '빚내기 쉽다'입니다.
지금 당장 인터넷 포털에서 '대출금리계산기'를 검색해 계산해볼까요. 2억원을 10년간 연 3.5% 금리로 빌린다고 가정하면 월 이자는 58만3333원입니다.
월 60만원 정도를 부담하면 2억원을 조달해 소규모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죠.
중소기업청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소상공인의 창업비용이 평균 7257만원입니다. 대출을 이용하면 사업을 한번 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이 때문만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4명 중 1명(23.7%)이 자영업자입니다.
전문가들은 대책 없이 대출을 이용하면 사장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대신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2억원을 빌리면서 갚아야 하는 이자가 1억3999만9920원에 달하고, 원금도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업이 잘되면 모르겠습니다.
소상공인들의 월평균 평균 영업이익은 187만원인데요. 이들의 창업 자금 중 자기자본비율은 평균 75.8%로 '준비된 자금'으로 시작하지만, 가게 문을 연 이후 부채 규모는 사업체당 평균 5308만원에 달합니다.
2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에 빚을 빼면 결과는 뻔하겠죠.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치킨 전문점은 매년 7400개가 창업을 했으나 5000개가 퇴출당하고 있습니다.
700만명이 넘는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의 은퇴 본격화로 더 많은 사람이 창업과 빚더미 리스크에 내몰릴 수 있는 실정입니다.
창업뿐만 아닙니다.
학자금, 아파트 전세, 자동차 구매 등에도 저금리가 등장해서 여러분을 유혹합니다.
더군다나 2030 세대는 종잣돈을 마련해 은퇴 준비를 미리 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젊을 때부터 빚을 즐기다 보면 재테크와는 거리를 둘 수밖에 없습니다.
권기둥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자가 아무리 낮아도 비용"이라며 "빚을 내면 2030 세대의 자산 축적 기간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합니다.
빚과 '썸'타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다고 가볍게 생각했다간 현재 또는 미래의 배우자와는 물론 자녀와도 '쌈'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월 60만원의 이자를 10년간 부담하고 2억원을 빌려 쓰는 행위도 경우에 따라선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돈을 10년간 모으거나 다른 곳에 투자한다면 결과가 어떨지도 생각해봅시다.
가계부채가 1040조원이나 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