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또 한 번 앞선 D램 기술력을 선보이며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벌렸다.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고성능·고용량화를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8일 세계 최초로 3차원 'TSV(Through Silicon Via, 실리콘 관통전극)' 적층 기술을 적용한 64기가바이트(GB) 차세대 DDR4(Double Data Rate 4) 서버용 D램 모듈을 양산한다고 전했다. TSV란 기존 금선을 이용해 칩을 연결하는 대신,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칩 상·하단을 전극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TSV 적층 기술을 확보한 이상 64GB뿐만 아니라 128GB, 256GB 등으로 용량을 확대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128GB 등 고용량 D램을 요구하는 수준의 CPU가 많지 않다"며 "성능 향상에 따라 지속적으로 메모리 용량 또한 확장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서버, PC업계에 이어 모바일 디바이스마저 64비트 시대에 접어들면서 D램 메모리 대용량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까워지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이에 TSV 전용 라인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하면서 고성능·고용량 D램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이번 64GB DDR4 D램 모듈은 20나노급 4기가비트(Gb) D램 칩 144개로 구성된 대용량 제품으로서, 최첨단 3차원 TSV 기술로 4기가비트 D램을 4단으로 쌓아 만든 4단 칩 36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기존 와이어(금선)를 이용한 패키징 방식에 비해 속도와 소비전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특히 기존 D램 대비 동작 속도가 2배 빠르면서도 소비전력을 절반 수준으로 크게 절감했다. 또 기존 D램의 경우 속도 지연 문제로 인해 최대 4단까지 적층할 수 밖에 없었던 구조적 문제가 있었지만 TSV 기술 적용을 통해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더 많은 칩을 쌓을 수 있다. 64GB 이상의 대용량 제품 양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메모리 마케팅팀 상무는 "이번 TSV기반 D램 모듈 양산으로 하반기 업계 차세대 CPU 출시에 맞춘 초절전 솔루션을 제공하고 프리미엄 DDR4 D램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3차원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라인업을 한 발 앞서 출시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64GB DDR4 서버용 D램 모듈.(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