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임금협상을 둘러싼 현대차 노사간 갈등이 좀처럼 진정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집중교섭이 29일 재개됐다. 주말을 제외하고 다음달 2일까지 이어질 이번 집중교섭에서 그간의 이견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잠정합의안 도출에 실패할 경우 올해 임금협상은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제2차 집중교섭에 돌입했다. 양측은 임금 및 성과급, 정년연장, 주간연속 2교대 시행(8+8), 해고자 복직 등 올해 임금협상의 주요 안건들을 총망라한 협의를 진행한다. 최대 관건은 단연 통상임금 확대 수용 여부다.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이 진행됐던 약 석 달 동안 평행선만 달렸다. 통상임금 이슈에 발목잡힌 양측 대표진이 서로의 입장에서 쉽사리 물러서지 않으면서 갈등만 노출됐다.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던 제1차 집중교섭에서 이견만 확인하면서 노조는 28일 총 12시간의 부분파업과 상경투쟁으로 사측을 거세게 압박했다.
한 차례 격랑에 빠졌던 노사는 추석 전 마지막 협상 타결 기회가 될 이번 2차 집중교섭 기간에 최대한의 노력을 쏟아 붓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17차 본교섭에서 사측이 통상임금에 대해 논의할 기구로 제안한 '임금체계개선위원회'의 노조 측 수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노조는 29일 "지금처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 결과를 부정하며 교섭을 방해할시 그룹사 10만 노동자는 투쟁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통상임금 확대 건에 대해 양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통상임금 확대와 관련한 양측의 입장차가 다시 한 번 확인되면서 이번 집중교섭 역시 진통을 거듭할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노사 양측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달 7일 전까지 임금협상 타결을 바라고 있다는 점은 이번 2차 집중교섭의 성공 가능성을 희미하게나마 열어놓고 있다. 노사 양측 모두에게 쏟아지는 여론의 질타가 부담으로 작용해 서로 한발씩 양보할 수도 있다.
한편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잠정합의안 설명회와 노조의 총회-투표-개표로 이어지는 이틀간의 물리적 일정을 감안하면, 잠정합의안이 도출돼야 하는 시기는 집중교섭 마지막 날인 다음달 2일로 좁혀졌다.
◇현대차그룹 소속 3000여명의 조합원들이 지난 28일 현대차 양재사옥 앞에서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