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제329회 정기국회가 문을 열었다. 지난 4개월의 임시국회 기간동안 단 한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국회는 이번 100일의 회기동안 시급한 문제인 '세월호 특별법'을 비롯해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수백여건의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1일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이제는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갈등을 끝내야 할 때"라며 "여야가 조금만 더 양보하고 타협하기 위해 노력하고, 유족들께서도 100% 만족을 줄 수 없는 정치의 한계를 조금만 더 이해하는 마음을 가져주신다면 이 진통은 충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세월호 비극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세월호 진상조사는 앞으로 모든 과정에 유족들이 참여하게 되고, 온 국민도 함께 지켜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정 의장은 "정기국회 회기 100일은 결코 길지 않다"며 "이미 분리 국정감사가 무산되어 열흘이 지났고, 법안 소위조차 구성되지 않아 법안이 쌓여 있는 상임위가 여럿"이라고 강조했다. 본회의를 미뤄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끝으로 "하나의 사안이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얽혀있는 여야의 갈등고리를 해소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여의도 국회에서 1일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730 보궐선거를 통해 새롭게 임명된 국회의원 15인이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개회식에 이어 진행된 본회의에서는 730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이 임명된 국회의원 15인의 선서 및 인사와 신임국무위원들의 인사가 진행됐다.
730 재보선을 통해 국회 첫 발을 디딘 김용남 새누리당(경기 수원병) 의원은 인삿말에서 "세간에서 19대 국회가 평균이라고 하는데 이는 17~18대 국회보다 영 못하지만 20대 국회보다는 나을 것 같기 때문"이라며 "'국회선진화법'의 실상은 국회 식물화법으로 국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해 야당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15명 신임의원들의 인삿말이 끝난 뒤에는 신임 국무위원들의 인사가 이어졌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던 상임위 의원들을 만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 장관 등 8명의 신임 국무위원은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국민과 의원들에게 새 다짐을 밝혔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 26일 대국민 담화에 이어 이날 자리에서도 "민생경제를 위한 경제 법안들이 조속히 통과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과학기술과 ICT 기반을 마련하는 미래부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장관은 "공직혁신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매우 뜨겁다"며 "건전한 지방자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더 많은 국민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김희정 여성가족부장관은 "여가부는 여성정책과 청소년, 가족정책의 주무부처로 성폭력이나 가족폭력 피해자, 가출학생들, 한부모가정 등 위기의 순간을 지나는 국민과 함께 하는 중요한 곳"이라며 "하지만 예산이 적어 아쉬울 때가 많다.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해 의원들의 격려를 받기도 했다.
이날 시작된 정기국회는 오는 12월1일까지 진행되며, 오는 3일 본회의에서는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과 권순일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