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2차 규제개혁 끝장토론이 또 생중계 될 예정이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전에 진행됐던 1차 생중계 때와 달리 이번 생중계는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상당해 논란이다.
2일 KBS 새노조에 따르면 청와대는 오는 3일 2차 규제개혁 회의를 정부방송인 KTV를 통해 생중계 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를 각 방송사들이 영상을 받아 생중계 할지 말지를 선택하라고 공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차 생중계도 KTV를 통해 생중계 됐으며 당시 공영방송 KBS를 비롯해 지상파 방송사와 종편, 인터넷포털 등을 일제히 7시간에 걸친 회의내용을 전혀 거르지 않은 상태에서 실시간으로 내보냈다.
KBS 구성원들은 이를 두고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훼손'으로 규정하고 반발하고 있다.
KBS 새노조는 "청와대가 기획하고 연출한 자체 회의를 KBS가 그대로 받아 생중계 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감한 이슈는 공영방송이 중심을 잡고 국민들의 찬반 양측의 의견을 층분히 듣고 논의를 해야 한다"며 "청와대 주도의 일방적인 회의를 그대로 내보내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S가 청와대의 2차 규제개혁 회의 생중계를 반대하고 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친다는 것이 이유다. 사진은 지난 5월 길환영 전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KBS 본관에서 진행된 노조의 항의투쟁.(사진=KBS 새노조 제공)
KBS 구성원들은 '차라리 매주 열리는 국무회의를 생중계 하는 게 낫다'며 KBS 경영진들이 KTV 내용을 그대로 받아 생중계 할 경우 대대적인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KBS는 '청와대 바라기' 길환영 전 사장이 사퇴하게 된 배경을 예로 들며 현 조대현 사장과 강선규 보도본부장이 이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한편 지난 1차 규제개혁 회의 이후 불합리한 규제 철폐와 성과에 대한 피드백이 없다는 점도 이번 생중계를 둘러싸고 논란이다.
세월호 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일종의 여론전환용 쇼가 아니냐라는 의견이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KBS 관계자는 "규제개혁이 건수에 집착하지 말고 꼼수를 잡아내야 의미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규제개혁 성과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며 청와대 입맛에 맞는 기획방송을 공영방송이 내보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