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아마 국내 최고 비주얼 배우 TOP3에 꼭 드는 얼굴일게다. 190cm에 육박하는 큰 키에 작은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까지 배우 강동원은 잘생긴 배우하면 떠오르는 인물 중 하나다.
영화 <늑대의 유혹>의 우산 신이나 <군도:민란의 시대>에서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신은 강동원이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 외의 작품에서도 카메라는 늘 강동원의 얼굴에 의지했다. <전우치>, <의형제들> 등 여러 작품에서 강동원은 늘 멋지고 잘생긴 남자였다.
그런 그가 새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는 살을 찌웠다. 패션은 오롯이 노란색 유니폼 뿐이었다. 오롯이 선천성 조로증을 앓고 있는 아들, 아내 미라(송혜교 분)와 행복하게 살기 위해 운전대를 잡는 한대수만 있었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진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강동원이 맡은 한대수는 아들에게 전해진 오락기에 더 관심을 갖거나 태티서를 비롯해 지나가는 여자들을 보고 침을 흘리는 다소 어리숙한 아버지다. 나사가 빠진 듯한 표정도 많이 짓는다.
그럼에도 든든한 아버지다. 아들을 놀리는 학생들과 싸우기도 하고, "아들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다 합니다"라는 마인드의 소유자다. 우리네 아버지와 많이 닮아있다.
늘 멋있었던 강동원은 현실에서 볼 법한 한대수를 통해 관객들 앞에 선다. <두근두근 내 인생> 개봉을 얼마 앞둔 지난달 26일 강동원을 만났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안 갈릴 것 같은 믿음이 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살을 뺀 터라 비주얼은 되살아났고, 얼굴 만큼 말솜씨도 유창했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은 더욱 강했다. 경상도 거창을 넘어 '전국구 잘생김'이 된 강동원 속마음을 들어봤다.
◇강동원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코미디가 가장 즐거워요"
혹자는 이 영화를 두고 신파라고 한다. 하지만 신파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많이 웃긴다. 그 중심에는 한대수가 있다.
아픈 아들 아름(조성목 분)이가 금식을 해야하는 것도 모르고 치킨을 사와 맛있게 닭다리를 뜯거나, 아들에게 선물 온 오락기를 하고 싶어서 자기에게 달라고 한다. 17세 회상 신에서는 아이를 낳겠다는 미라(송혜교 분)에게 "그걸 왜 낳냐"며 철 없이 굴기도 하고, 태권도 시합장에서 불공정한 판정에 화가나 심판을 향한 뒤돌려차기가 교감선생님의 얼굴을 강타하기도 한다. 얼이 빠진 표정을 지을 때는 이제껏 알고 있는 강동원이 맞나 싶다. 강동원은 자연스럽게 한대수를 표현했다.
누군가에게는 정말 어렵다는 코믹신이 강동원에게는 즐거운 추억이 됐다. 강동원은 "돌려차기 신이나 과거 신, 학생들과 치고박고 싸우는 신 모두 즐거웠다. 혜교랑 교복입고 애 낳을 거냐고 다투는 신은 웃음이 터져버렸다"고 말하며 회상하는 모습에서 그의 얼굴에는 또 한 번 웃음이 번졌다.
캐릭터를 연구할 때 다른 작품의 캐릭터를 참고하는 스타일이란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연구대상이 철저히 자신이었다. "대수는 저랑 정말 똑같거든요."
"주변에서 저보고 대수는 너다라고 많이 하셨어요. 너가 하는대로 하면 대수가 된다고요. 그래서 연기를 할 때 준비를 많이 하지않고 최대한 즉흥적으로 움직였어요. 아기 앞이라도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그런 캐릭터요."
어깨의 힘을 뺀 탓일까 강동원의 매력은 메이크업을 지운 대수였을 때 더욱 빛난다.
"전 사실 코믹 연기가 더 좋아요. 저 자체가 무거운 거 보다는 가벼운 이야기를 하는 걸 더 좋아하고요. 제일 자신 있는 게 코미디 연기예요. 폼 잡고 이런 거 사실 안 좋아해요. 멋있으려고 멋있는 건 좀 질려요. 대수를 많이 좋아했나봐요."
◇강동원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이미지가 고정되는 것이 싫다"
강동원은 늘 한 발짝 먼 거리에 있었다. 예능 출연도 흔치 않고 철저히 작품에서만 만나게 되는 배우였다. 게다가 작품 속 인물들 대부분이 비현실적이었다.
마법을 부리는 전우치였고, 북에서 온 남파공작원이기도 했으며, 초능력을 부리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조선 최고의 '소드 마스터'이기도 했다. 외모부터 비현실적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이번 작품에서는 현실감을 넣었다. 그래서인지 조금 더 친근한 느낌이다.
큰 의미 없이 "이번에는 캐릭터 때문인가 좀 친근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니 "친근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런데 또 신비롭다고 할까 겁나기도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길게 말을 쭉 이었다.
"저야 뭐 매 작품 하다보면 매번 이미지가 바뀌겠죠. 그러면서 나이가 들고 그러면 편해지고 더 친근하게 느끼시지 않을까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소 뻔한 질문을 던졌다. "예능에 출연해 볼 생각은 전혀 없냐"는 내용이었다.
단호했다. 없단다. 오롯이 작품으로만 만나고 싶단다. 이유는 단 한 번의 예능 출연으로 이미지가 고정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최대한 광고도 많이 안 하려고 해요. 예능을 하게 되면 본의 아니게 특정 이미지가 씌워질 수 있잖아요. 연기자로서 고정관념이 생기는 거 자체가 싫어요. 그저 캐릭터에 몰입하고 싶어요."
경상도 거창 출신으로 학창시절부터 인기가 많았던 강동원. 그의 친구들은 농담식으로 "거창에서만 통하는 얼굴일줄 알았지, 전국구로 통할 줄은 몰랐다"는 말을 한다고 한다. 얼굴은 이미 전국구다. 연기만 남았다. 완벽히 한대수가 된 강동원. <두근두근 내 인생>을 통해 연기력도 전국구가 될 것 같다. 그만큼 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