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징계 이건호 행장 사퇴..KB금융 격랑 속으로

입력 : 2014-09-04 오후 7:51:05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앵커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늘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에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당국의 중징계 결정을 수용한다면서 전격 사임했습니다. 수뇌부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면서 KB금융(105560)은 격랑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경제부 이종용 기자 연결합니다.
 
앵커 : 이 기자, 지난달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KB금융의 회장과 은행장에게 경징계를 결정했었는데, 오늘 최수현 금감원장은 왜 제재심 결정을 뒤집은거죠?
 
기자 :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늘 임영록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중징계를 최종결정했습니다.
 
당초 임 회장과 이 행장은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감독소홀 등의 이유로 중징계를 사전통보 받았다가 지난달 21일 열린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로 낮춰진 바 있습니다.
 
하지만 최 원장은 조직의 수장인 둘 모두에게 직무상의 감독의무를 현저히 태만하게 했다며 제재심의위원회에 상정한 원안대로 중징계를 확정한 것입니다.
 
이번 결정에는 지난달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 이후 KB 조직 내에서 불거진 갈등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입니다.
 
제재심 결정 바로 다음날에 KB금융 사내행사에서 임 회장과 이 행장이 행사 진행과 관련해 마찰을 빚었고, 며칠후에는 이건호 행장의 결정으로 국민은행이 지주사와 은행 IT담당 임원을 업무방해죄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입장에서는 최수현 금감원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KB금융 자체적으로 경영정상화를 못하고 있다고 본것입니다.
 
앵커 : 네 중징계 결정이 나자마자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돌연 사퇴했다면서요. 당국의 징계에 대한 반발심에선가요?
 
기자 : 오늘 최 원장이 중징계를 확정한 직후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전격 사임했습니다.
이건호 행장은 은행장으로서 해야 할 일을 했다 내 행동에 대한 판단은 감독당국에서 적절하게 판단한 것으로 안다며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건호 행장의 임기는 2016년 7월까지로 아직 2년 가까이 남은 상태였습니다.
 
은행장이 돌연 사임하면서 국민은행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앞으로 이사회에서 이건호 은행장의 사표를 수리하는 절차를 거친 후에 은행장 직무 대행 체제로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이건호 행장이 사퇴하면서 같은 책임으로 중징계를 받은 KB금융 회장에 대한 사퇴압박도 거세다면서요. 임영록 회장 측에서는 거취에 대해서 별다른 입장이 없습니까?
 
기자 : 임영록 회장의 운명은 금융위원회로 넘어간 상태입니다. 지주사에 대한 최종 징계 결정권한은 금융지주사법상 금융위에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 실무진들이 이번달 19일이나 26일쯤 금융위 위원들에게 보고하면 그 다음주 전체회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일정을 감안하면 임 회장의 중징계는 다음달 초쯤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호 행장이 당국의 중징계 결정을 수용하고 전격 사임하면서 임 회장 역시 사퇴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습니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임 회장 또한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금융위 최종 결정 전에라도 즉각 사퇴한다고 몰아세웠습니다.
 
하지만 임영록 회장은 최 원장의 발표 이후 지주사 부당압력행사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겠다며 사실상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토마토 이종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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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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