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최근 달러 강세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미국과 반대로 부양 기조를 펼치며 유로화와 엔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는 것 역시 달러 강세를 돕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달러 강세 추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오는 16~17일 연준의 FOMC(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 달러 상승 탄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달러, 4거래일 연속 상승..달러·엔 환율 6년 만에 최고
12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01% 상승한 84.30을 나타냈다. 이는 4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지난 7월 이후 가장 긴 상승세다.
◇달러인덱스 추이(자료=investing.com)
또한 주요 10개 교역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의 달러인덱스는 전일대비 0.3% 상승한 1049.84를 기록했다. 특히 지수는 장중 한때 1049.94까지 올라서며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105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전일보다 0.26% 오른(엔화 약세) 107.09엔을 기록해 지난 2008년 10월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2921달러로 전일보다 소폭 하락(유로 약세)했다.
아울러 달러·원 환율은 오후 12시44분 현재 0.26% 오른(원화 약세) 1038.75원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1일 전거래일 대비 11.9원 껑충 뛰었다.
◇美 조기 금리 인상론이 달러 강세 원인
이처럼 달러가 랠리를 이어가는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론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FOMC 정례 회의를 앞두고 연준이 조기 금리 인상을 시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호조를 나타내며 견고한 미국 경제 회복을 가리키는 것이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한 며칠 전 발표된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보고서는 "최근 금융시장이 낮은 변동성을 보이는 등 투자자들이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조기 금리 인상론에 불을 지폈다.
이와 함께 BOJ와 ECB의 부양 기조 역시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변 선진국들의 부양 기조가 연준의 긴축 부담을 덜어 줄 뿐 아니라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11일 "2%의 물가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지면 추가완화 등을 주저 없이 실행할 것"이라고 밝히며 강한 부양 의지를 나타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역시 지난 4일 기준 금리를 지난 6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또다시 0.1%포인트 낮췄다. 이로써 ECB의 기준금리는 0.05%로 사상 최저, 사실상 제로가 됐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되는 점 역시 글로벌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
전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에는 IS를 격퇴하기 위해 현재 이라크에 국한된 공습을 시리아로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이 시리아 정부의 동의없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달러 강세 이어진다..FOMC 회의에 관심 '집중'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달러 강세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미국이 오는 10월에 테이퍼링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글로벌 달러가 장기적으로 강세 흐름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 달러 강세는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연준이 이번 FOMC에서 '양적완화 조치 종료 후에도 상당기간(considerable time) 저금리 기조 유지'라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안내) 문구를 삭제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만약 문구가 삭제되면 조기 금리 인상론은 더욱 힘을 얻고 달러에 날개를 달아 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로서 포워드 가이던스가 삭제될 확률은 50%다"라고 분석했다.
켄 딕슨 스탠다드라이프 인베스트먼트 이사는 "달러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 경기 회복도 뚜렷하고 연준이 긴축에 들어가는 것 역시 확실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BNP파리바 역시 올 연말 유로화 대비 달러 전망치를 1.32달러에서 1.25달러로 하향 조정하며 달러 강세를 점쳤다.
CNBC 역시 전문가들을 인용해 "연말까지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10엔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