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005380)가 중국 상용차법인인 쓰촨현대의 총경리를 교체했다. 상반기 중국 상용차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이 원인이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쓰촨현대의 총경리가 강병욱 전무에서 신명기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총경리는 보통 현대차 해외법인의 법인장 직급과 같다.
쓰촨현대는 지난 2012년 8월 중국의 난쥔기차와 함께 설립한 현대차의 첫 해외 상용차 회사다. 쓰촨현대가 운영하는 생산공장은 기존 난쥔기차의 생산시설을 리모델링한 연산 1만대 규모의 버스공장과 지난 6월 새롭게 완공한 연산 15만대 규모의 최신식 트럭 생산시설을 갖췄다.
현대차는 오는 2020년 연간 53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상용차시장을 대비하기 위해 쓰촨현대 상용차 공장을 설립했다.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라인과 엔진공장까지 갖춘 중국 내 몇 안 되는 상용차 생산라인이다.
정몽구 회장도 지난 3월 쓰촨현대를 방문해 "중국 중서부 대개발에 따라 상용차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며 "공장 건설에 만전을 기해 중국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고품질의 상용차를 생산하라"고 주문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현대차는 쓰촨현대의 새 공장이 상반기 중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함에 따라 올해 연간 판매목표를 5만대로 고쳐 잡았다. 그러나 지난 7월까지 총 판매량이 1만9806대에 그쳐 목표달성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쓰촨현대가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 상용차시장이 지난해 대비 다소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1~7월 중국 상용차 시장은 지난해 대비 3.6% 감소한 231만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승용차 시장이 10% 이상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가 원인이라지만 쓰촨현대의 판매 부진은 타 업체들과 비교해 더욱 깊다. 쓰촨현대의 7월까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가까이 줄어든 것이 이를 대변한다.
업계에서는 안 그래도 위축되고 있는 상용차 시장에서 이 부문 인지도가 부족한 현대차가 더욱 고전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공장 가동 초기인 만큼 아직 판매 부진을 논할 시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총경리를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올린 만큼 상용차 시장에 더욱 집중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쓰촨현대의 새 수장이 된 신명기 부사장은 현대차 품질관리본부장을 지내고 지난 2012년 11월부터는 러시아생산법인장을 맡아왔다.
신 부사장이 러시아생산법인장을 맡은 이후 현대·기아차는 러시아 토종 업체인 아브토바즈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약 3만대를 팔아치우며 아브토바즈를 제치고 월간 판매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쓰촨현대의 상용차 생산라인.(사진=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