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제출한 동부 지역 특수지위에 관한 법률이 의회를 통과했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의회 재적 의원 445명 가운데 277명이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일부 지역에 3년 동안의 광범위한 자치권을 부여하는 법률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의 자치권을 일부 인정하는 대가로 평화를 되찾아야겠다는 포로센코의 주장에 동의한 의원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포로센코가 제출한 법안에는 3년간 광범위한 자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 뿐 아니라 각 기관에서의 러시아어 사용을 인정하는 안도 담겼다.
또 오는 12월7일에 열리는 지방선거에서 자체의원과 관료를 직접 선출할 수 있게됐고 주의회에 지방판사와 검사를 임명할 권한도 지방정부에 주어졌다.
◇포로센코 대통령이 통과된 특수지위 법안을 들고 웃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교전 중에 무너진 건물을 재건하는 등의 경제 지원이 잇따르게 됐고 국경 너머의 러시아 주민들과 좋은 이웃관계를 맺는 것도 허용됐다.
정부군과 대립했던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사면도 이뤄질 예정이다.
포로센코 대통령은 의원들 앞에서 "평화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며 "이 제안들은 평화를 확고히 하기 위한 핵심 사안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평화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내주었다는 의견과 특수 지위 법안이 충분치 못하다는 불만이 동시에 제기됐다.
지난 2월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축출한 반정부 시위 지도자 에카테리나 부트코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고 건물이 붕괴되며 사람들의 삶이 엉망이 됐는데 그걸 저지른 자들에게 이런 호의를 베풀었다"고 지적했다.
반군 지도부 측도 이번 제안에 회의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알렉산더 보로다이는 도네츠크 자치정부 대표는 "우리의 영토는 우리가 지킬 것이며 고유의 법률로 통치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머물지 여부를 두고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자들이 3년 동안 세를 확대하고 러시아와 더 돈독한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