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갤럭시의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에 빠진 삼성전자가 지난 7월 본사 지원부서 인력을 현장 사업부로 배치한 데 이어 주력 부서인 무선사업부(IM) 인력 500여명을 타 부서로 재배치하는 인력 조정을 이어갔다.
현장 중심의 체질 개선과 비용 절감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비상경영의 일환이다. 특히 그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70% 내외를 책임졌던 무선사업부(IM) 규모 축소는 삼성이 이번 위기를 얼마만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미 중국 등 해외 영업부는 사실상의 전시 체제로 전환했다는 전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무선사업부 소속 SW 개발인력을 전사 SW센터, 네트워크사업부, 소비자가전(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등으로 재배치키로 했다. 이번 인력 재배치에 대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1등 DNA'를 다른 사업부에 전파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오픈소스 플랫폼으로 제3의 운영체제(OS)인 타이젠이나 스마트홈 등 TV와 가전제품에 모바일과 연동한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늘면서 무선사업부의 인력을 각 부서에 전진 배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부연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 둔화, 실적 악화 등의 위기 상황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인력 조정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에 무게가 실린다. 그간 실적 고공행진에 자칫 자만에 빠졌을 무선사업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결국 기업은 실적으로 말한다는 게 삼성의 철학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본사의 경영지원, 재무, 인사, 홍보 담당 임직원 1000여명 중 15%인 150여명을 마케팅과 영업 등 실무 부서로 전진 배치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현장 중심의 체제 전환과 비용절감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정 역시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무선사업부가 올 2분기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5조원대의 충격적인 영업이익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줄 잇는 상황이어서, 잇단 인력 조정을 바라보는 시선이 심상치 않다. 이미 삼성전자 내부의 위기감은 비등해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4조42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1.3%, 전년동기보다 29.6% 감소했다. 3분기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지난 7월 기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24%로, 지난해 1분기 35%보다 무려 11%포인트 크게 떨어졌다.
샤오미 등 후발주자들의 약진과 애플의 건재함에 갤럭시의 시장 지배력은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다. 특히 하반기 반전을 노리고 야심차게 갤럭시노트4를 내놨지만 대기수요가 아이폰6로 몰리면서 위기감은 더 커졌다. 각 증권사들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계속해서 하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2012년 20%를 상회했던 무선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올 3분기 13%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특유의 위기의식 고취 일환으로 인력 조정 등 충격적 요법을 단행, 조직을 추스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분석이다. 동시에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 다른 영역으로 성장 동력을 잇는다는 해석도 있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력 시장은 기존 모바일에서 가전, 자동차, 웨어러블, 헬스케어 등 다른 성장동력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앞으로 진행되는 인력 조정을 통해 무게 중심을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 = 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