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가 현대차그룹에 낙찰됐다. 18일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현대차는 한전 부지에 글로벌비즈니스 센터(GBC)를 건설해 ‘글로벌 빅5’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했던 양재동 시대를 접고 ‘빅3’를 향한 삼성동 시대를 본격적으로 연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GBC는 현대차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통합사옥의 기능과 함께 자동차 테마파크, 컨벤션센터, 한류 체험공간 등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News1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 "의미있는 반등 기대했는데.."(투자자 B씨), "왜 나만 사면 떨어지는지..그래도 뚝심있게 몇 년 묵혀보려고요"(투자자 M씨), "판단을 잘못해서 이런 사태가 났는데 추매하라고?"(투자자 A씨).
현대차(005380)그룹이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인수자로 결정되면서 그룹은 숙원사업을 해결했지만, 주가는 되레 직격탄을 맞으며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일단, 전문가들은 '펀더멘탈(기초체력)'에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급락한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주간 거래를 마치면서 종목 토론방에는 현대차 투자자의 고민이 줄을 잇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이번주 주가 조정폭은 -11.4%를 기록했다.
빅이슈가 터진 18일에만 9% 넘게 떨어졌고, 이날 신저가 경신 후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국 하락(-1.5%)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일 동반으로 급락한
현대모비스(012330)(-1.6%),
기아차(000270)(+0.9%)는 이날 혼조세로 마감했다.
일단 단기적으로 현대차의 주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어 보인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부지 매수로 인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가의 부지 매입이 주주가치 제고에 비효율적이고, 배당이 기존보다 증가할 가능성도 줄어 유보 현금 활용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037620) 연구원은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해 온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부정적 뉴스인 만큼 적어도 1~2개월의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부정적인 시각이 완화되는 시점에서 매수 기회를 엿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채희근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엔화 약세, 파업 우려, 영업일 수 감소로 인한 외형 둔화 등으로 단기 투자심리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단기 급락 후 횡보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증권사들이 궁긍적으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존 투자의견을 유지하는 분위기다. 이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투자의견을 각각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춘 노무라증권과 대조적이다.
이날 신한금융투자,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K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005940) 등 대부분의 증권사는 자동차 업종에 대한 분석을 내놓으며, '비중확대' 또는 '긍정' 의견을 유지하거나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임은영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이 부지 인수로 인한 후폭풍이 우려된다며 자동차 섹터에 대한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해 눈길을 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 부지 매입 발표 후 약 8조4000억원(현대차 4.4조원, 현대모비스 2.1조원, 기아차 1.9조원)의 시가총액이 감소해 향후 저가 매수가 예상된다"며 "최근 미국금리 상승 압력으로 달러 강세가 예상돼 앞으로 환율 환경 측면에선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예상을 뛰어넘은 낙찰가액과 기회비용을 볼 때 시장의 우려가 남았지만, 토지는 감가상각되는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을 통해 수익 자산으로서 기여할 수 있고 이 부분은 중장기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진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로 인한 단기적인 주가조정은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본다"며 "추가하락 때는 오히려 저가매수로 접근해도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신용평가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부지 인수 금액을 감안할 때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은 단기적인 유동성 감소가 예상되지만, 6월 말 현재 별도기준으로 30조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액도 23조원에 이르고 있어 보유 유동성에 기반한 인수자금 조달이 무난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