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세 커지는 투신권, 박스권 돌파 주도할까

입력 : 2014-09-19 오후 5:07:55
[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9월 들어 투신의 수급 포지션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펀드 환매로 인해 매물부담이 컸던 투신이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수급 여건 호조에 따른 지수의 박스권 돌파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신은 이달 4일부터 17일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지속했다. 이에 이달들어 투신은 1783억원 가량 매수했다.
 
9월 순매수를 기록한 기관은 투신과 연기금, 기타금융이다. 금융투자와 보험, 사모, 은행 등은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도 이달들어 2211억원 가량 매도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 투자자들의 지수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환매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개인투자자의 국내주식펀드 환매 증가에 기인했던 투신의 순매도가 잦아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후정 연구원은 "지난 7월까지 코스피 2000선 초반에서 환매가 늘었지만 8월부터는 코스피 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도 환매가 급증하지 않는 모습이었다"며 "코스피 2000포인트 중반에서 지수가 움직이면서도 8월에는 8 영업일간 순유입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달 들어서는 코스피 2050선 위에서도 상장지수펀드(EFT)를 제외한 국내 주식펀드로 1914억원이 순유입됐다"며 "현 정부의 내수 회복에 대한 정책이 투자자들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론이 차단되고, 일본과 유로존의 양적완화 정책 실시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흥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 역시 국내주식펀드로의 자금 유입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동양증권 리서치센터)
 
실제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전국 아파트 가격이 12주 연속 상승하고 있고, 8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이 전년동기대비 4만건 증가하는 등 거래도 늘고 있다.
 
김 연구원은 "국내주식펀드의 전성기는 2000년대 중반으로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전성기와 겹친다"며 "부동산 자산 가격의 상승은 실질적인 투자 가능 금액의 증가와 투자심리 호전으로 이어지기에 최근의 부동산 가격 상승도 소비심리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소비자심리지수가 개선되고 있고, 앞으로의 경기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와 가계수입전망이 지난해 말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특징적인 것은 이처럼 투자심리와 소비심리가 개선되면서 국내주식펀드의 투자 지수대와 환매 지수대가 전보다 높아졌다는 점이다.
 
김 연구원은 "9월 들어 국내주식 펀드로 5733억원이 순유입됐다"며 "9월의 코스피지수는 2030~2070선으로 1분기의 환매 기준점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월말은 적립식펀드의 정기 이체 날짜가 몰려있어서 투자 금액이 늘어나는 패턴이 나타날 수 있지만 5733억원의 순유입은 월초에 유입돼 투자심리 호전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동양증권 리서치센터)
 
이에 따라 지수의 박스권 돌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후정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경기 전망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효과(Wealth Effect)로 주식펀드로의 유입이 이뤄지고 있고, 과거 3년간 코스피 2000선 돌파의 걸림돌이 됐던 투신의 매도가 개인의 투자심리 호전으로 잠잠해진 상황"이라며 "수급의 부담이 되어왔던 기관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박스권 돌파에 대한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투신과 연기금의 매수 등으로 지수의 박스권 하단이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코스피 연고점 부근에서의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박스권 트레이딩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이후 투신은 코스피 1900선에서 순매수하고 2000선 초반에서 순매도하는 패턴을 반복했는데 최근에는 2000선 초중반에서 매수하는 성향을 보이며 코스피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최근 지수의 혼조세가 이어지며 국내 주식형펀드로 7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되고 투신과 연기금 매수세가 유입되며 코스피 박스권 하단이 높아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하지만 코스피가 연중 고점 수준인 2080선에 근접하면 재차 차익매물이 출회될 수 있기에 코스피 2020~2070포인트 내 박스권 트레이딩을 염두한 종목별 선별적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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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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