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전세계 슈퍼리치들의 현금사랑이 더 커졌다.
22일(현지시간) 웰스X와 UBS의 억만장자 컨센서스에 따르면 전세계 억만장자의 평균 현금보유액은 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도미니카공화국의 국내총생산(GDP) 보다 많은 금액이다.
한해 전 대비 현금보유량은 약 6000만달러 증가했으며, 전체 자산의 19%를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억만장자들의 현금보유량은 평균 1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부동산 자산보다도 4~5배 많았다.
보고서는 "억만장자의 유동성이 늘어난 것은 이들이 현금을 옆구리에 끼고 최적의 투자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지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곧이어 벌어진 유럽발 재정위기로 아픔을 겪은 만큼 자산 재분배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억만장자 뿐만 아니라 백만장자들도 비슷한 이유로 순 자산의 20~30%를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금융위기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소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지난 2012년과 2013년 증시의 대규모 랠리에서도 큰 수익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자들은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기 보다는 자산을 통한 이자수익을 버는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이 지난 2009년 붕괴된 이후 다시 고점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위험성이 큰 투자를 하느니 약간의 손실을 보면서 안정적인 투자를 택하는 것이다.
다만 사이먼 스마일스 UBS 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인플레이션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현금자산의 가치가 저하될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