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2014 단체교섭 23차 진행 모습.(사진=현대자동차지부)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23일부터 나흘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최대 쟁점이던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문제가 길을 찾는가 싶더니 노조 내 강성기류 앞에 멈춰섰고, 한전 부지 매입 건마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면서 실타래만 더 얽혔다. 난맥이다.
현대차 노조 소속 울산공장 1조 근무자 1만3000여명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파업에 들어간 뒤 곧바로 퇴근했다. 또 오후 3시30분 출근하는 2조 근무자 1만여명은 오후 10시10분부터 2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간다.
전주와 아산공장, 판매, 정비분야, 남양연구소도 각각 이날 2시간씩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다만 별도의 파업 집회는 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지난 22일 현대차 노사는 울산공장 본관에서 교섭을 벌였지만 20여분 만에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한전 부지 배입에 무려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투입하는 배경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통합사옥이라는 숙원과 백년대계를 내다본 결단이라지만 감정가보다 세 배 많은 돈을 써가면서까지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것.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은 "충격적인 한전 부지 매입으로 현장 조합원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사측이 주장했던 R&D 연구비용, 수익성 악화, 노사관계 등의 모든 것은 10조5500억원이라는 한전 부지 매입으로 설득력이 사라졌다"며 "말로는 고비용·저효율 개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행동은 저효율·고비용으로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 역시 "10조5500억원의 부동산 투기로 현대차의 자금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며 "올해 단체협상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음이 밝혀진 이상 사측은 요구안을 전면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경 태도를 보였다.
그는 "부동산 투기에 건물건축비용과 운영까지 총 28조원의 재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금액이면 비정규직 해소와 안정적 임금 체계를 완성하고 30년을 운영할 수 있는 액수"라고 강조했다.
명분이 주어지면서 노조의 입장은 한층 강경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