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으로 두 말하는 코스닥사 '투자주의보'

'손바닥 뒤집듯' 공시 번복..유가증권시장 대비 빈번

입력 : 2014-09-23 오후 4:27:39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이 주요 공시사항을 번복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공시 번복은 대부분이 유상증자, 최대주주 변경 등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항인 만큼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블(153460)은 지난 22일 장 마감 후 최대주주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네이블의 최대주주 김대영 외 8명은 네이블 보통주 약 118만주(지분율 24.33%)를 엔텔스(069410)에게 양도키로 했다.
 
하지만 네이블은 지난 17일 라이브플렉스(050120)와도 같은 계약을 체결했다가 2거래일 후 계약을 해지했다. 결과적으로 불과 4거래일 동안 계약을 체결·해지했다가 다른 상대방과 동일한 계약을 다시 체결한 것이다.
 
제이비어뮤즈먼트(035480)는 지난 4월18일 170억5000만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그 후 6번의 유상증자 정정공시를 내더니 지난 15일엔 돌연 유상증자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132억5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상장사들은 경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해당 사항이 주가의 변동폭을 심하게 키우는 만큼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먼저 M&A 이슈의 경우 인수자·피인수자 주가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친다.
 
네이블의 경우 이날 엔텔스와 계약 체결소식에 주가에 피인수 기대감에 이날 장초반 4%대 강세를 기록했고 엔텔스 역시 10%대 급등했다. 하지만 네이블은 전거래일대비 1230원(13.50%) 급락한 788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라이브플렉스와 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양측의 주가 변동 폭은 컸다.
 
지난 17일 네이블이 라이브플렉스와 최대주주 지분 양수도 계약 체결을 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네이블은 하한가까지 떨어진 반면 라이브플렉스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약이 무산되자 반대로 네이블은 강세로 돌아섰고 라이브플렉스는 약 5% 급락했다.
 
제이비어뮤즈먼트의 유상증자도 최초 유증 결정 공시를 한 다음 거래일인 지난 4월21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회사 측이 유상증자를 철회하자 주가는 10.82% 강세로 장을 마쳤지만 1거래일만에 유상증자를 번복하자 주가는 하루만에 하한가로 주저 앉았다.
 
이러한 불성실공시는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시장에서 더욱 빈번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공시번복을 포함해 불성실공시법인지정예고는 총 44건이다. 그 중 코스닥 상장사가 39건, 기타법인은 4건을 차지하고 있다. 이 기타법인은 코스닥상장법인에서 상장폐지 조치된 기업들로 코스닥 상장 때부터 불성실공시가 이어진 것이다.
 
유가증권시장 경우 불성실공시법인지정·벌점부과예고 공시는 총 29건 나왔다.
 
공시 기간을 지난 2010년부터로 확장해 보면 코스닥시장(코스닥 상장사에서 상장폐지된 기타법인 포함)은 총 446건인 반면 유가증권시장은 172건에 불과해 차이는 더욱 늘어난다.
 
코스닥시장의 불성실공시가 많은 것은 유가시장에 비해 자금조달·인수합병(M&A)의 시도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 관계자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규모가 작아 필요에 의한 M&A가 수월하고 자금력은 부족해 유상증자 활동 등이 활발하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실함이 나타나거나 더 나은 제안이 오는 경우가 많아 공시번복의 사례가 유가증권 시장에 비해 빈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장폐지된 코스닥상장사 중 불성실공시가 빈번한 종목들이 다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실적과 산업 동향 등 뿐만 아니라 종목의 벌점·관리종목 지정 등의 이력 등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코스닥시장 불성실공시법인지정예고 현황(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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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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