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왼쪽), 유연성. ⓒNews1
[인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젊은 남자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은 꿈만 같은 일이다. 특히 한창 나이에 군대를 가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만약 전역일에 병역 혜택을 받게 된다면 기분이 어떨까.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는 실제 이같은 사례가 나왔다.
대한민국 남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23일 저녁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체전(3단2복식) 결승에서 중국을 게임 스코어 3-2(2-1, 2-0, 0-2, 1-2, 2-0)로 이기며 금메달을 쟁취했다. 동점 상황까지 갔다 막판에 다시 역전하는 극적 승리였다.
◇이현일-유연성-손완호 등 '형'들의 활약
한국 배드민턴 남자 대표팀은 고성현(27·상무)과 김기정(24), 김사랑(25), 손완호(26·상무), 이동근(24), 유연성(28·상무), 이동근(24·요넥스), 이용대(26·삼성전기), 이현일(34·MG새마을금고), 전혁진(19)으로 구성된다. 이날 열린 경기에는 손완호, 유연성-이용대, 이동근, 김기정-김사랑, 이현일의 순으로 출전했다.
1세트는 손완호가 저우뎬전을 상대하며 2-0(21-12 21-17)으로 꺾으면서 기선을 제압했고, 2세트도 유연성-이용대 조가 쉬천-장난 조를 2-0(23-21, 21-13)으로 완승했다. 이후 3세트와 4세트를 각각 0-2(18-21, 15-21)와 1-2(21-18, 18-21, 16-21)로 내준 한국은 5세트에서 맏형인 이현일이 2-0(21-14, 21-18)로 이기며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금메달을 통해 병역 미필인 김사랑, 김기정, 이동근, 전혁진과 현재 상무 소속인 고성현이 병역 혜택을 입게 됐다. 지난해 말 입대한 고성현은 잔여 기간과 무관하게 곧바로 전역 조치된다. 아시안게임의 경우 금메달을 따면 병역 혜택이 주어지며 단체전은 팀원에 모두 혜택 적용되는 터라 가능한 조치다.
◇손완호. ⓒNews1
◇손완호-유연성, 전역일에 받아낸 '병역 혜택' 금메달
고성현처럼 상무 소속의 손완호와 유연성도 전역 혜택을 누려야 하겠지만 상황이 묘하다. 경기를 치른 23일이 전역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12월 입대한 두 선수는 이날로 21개월 복무를 마쳤다. 병역 혜택을 받았다고도, 그렇지 않다고도 말하기 애매한 처지다. 그렇지만 이들은 담담했다.
유연성은 대회에 앞서 "제대 선물로 꼭 금메달을 받고 싶다"며 남들은 병역 혜택 못 받아서 아쉽지 않냐고 하지만 오히려 스스로에게 전역 선물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손완호는 경기를 마치고 "공교롭게도 오늘 전역이라 마지막으로 가기 전에 체육부대에 조그만 선물이라도 할 겸해서 더 열심히 뛰었다"며 "단체전 마지막 경기라서 선후배들을 위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뛰었다"고 말했다.
한편 24일부터 시작되는 개인종목에서 유연성은 수원시청 소속 선수로 돌아와 이용대와 함께 남자 복식으로 출전하고, 손완호는 김천시청 소속으로 복귀해 남자단식에 나선다. 대회 중간에 전역하고 소속을 바꾼 이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