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 노사가 29일 예정됐던 파업을 유보하고 이날 오후 3시부터 임금협상을 재개한다.
양측은 지난 28일 사전 실무협상에서 노조가 요구해온 임금인상, 해고자 복직, 통상임금 확대 등과 관련해 의견 조율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주말 실무협상을 통해 회사의 변화된 안을 확인했다"면서 "오늘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의지로 교섭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도 "실무협상에서 양측이 수정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며 "변수가 많이 남아있으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믿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 협상에서 양측 교섭위원들이 사전조율된 내용에 동의할 경우 잠정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노사 양측 모두 이달 초 교섭이 잠정 중단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는 등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는 점도 이른 시일내 타결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물론 변수는 남아 있다. 노사 양측은 추석연휴 전 올 임금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협상에 총력을 쏟았지만 갑작스레 불거진 노노갈등으로 교섭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이는 노조 내 노선투쟁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지난 26일 현대차그룹 이사회가 승인한 한전 부지 매입건이다. 현대차가 한전 본사 부지 인수에 기아차, 현대모비스와 함께 10조5500억원을 쏟아 붓기로 하면서 노조 내 강경파의 입지가 커졌다.
실리주의에 속하는 이경훈 노조 위원장도 쟁대위 속보에서 "현대차 자본의 무리한 판단, 무모한 베팅, 무책임한 태도 등 세가지가 실책"이라고 지적할 정도. 물론 이는 협상에 나서는 노조의 명분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만약 이날 교섭에서 양측의 의견 좁히기가 실패할 경우 노조는 오는 30일부터 다시 파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지난 26일 쟁의대책위를 열고 23~26일 이어진 총 12시간의 부분파업보다 수위를 높여 이번주 최대 28시간 동안 파업을 이어나가기로 결의했다. 또 다음달 1일에는 현대차 양재사옥 앞에서 제2차 확대간부 상경투쟁을 벌여 사측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6일 쟁의대책위를 열고 이번 주 최대 28시간의 파업 일정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