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소리나는 초고가 TV, 얼마나 팔렸나

입력 : 2014-09-29 오후 2:14:42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1억원을 호가하는 초대형 TV에 대한 시장 반응이 당초 예상치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에 따르면, 양사가 올 2분기와 3분기 국내에 출시한 105인치 커브드 UHD TV에 대한 수요와 문의가 꾸준한 상황. 1억2000만원이라는 초고가에도 불구, 특정 단체나 기업이 아닌 일반 소비자로부터의 관심도 높아진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05인치 커브드 UHD TV에 대한 국내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3개월만에 10대 남짓이 팔려나갔다. 초대형·초고가 제품인 탓에 주문제작 방식으로만 판매되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다. LG전자 역시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를 지난 7월부터 시작해 호응을 얻고 있다. 105인치 제품은 양사가 출시한 커브드 UHD TV 중 가장 크다.
 
당초 국내 초대형 TV 수요에 대한 기대치는 낮았다. 상대적으로 초대형 TV에 대한 수요가 높은 중동에서도 올 초 삼성이 출시한 110인치 UHD TV(약 1억6000만원)의 첫 구매자가 왕족일 정도로 수요처는 제한적이었다. 105인치 제품의 국내출시 의미 자체도 프리미엄 시장을 자극하는 기술 과시 차원이었다.
 
유통업계에서도 당초 기대를 웃도는 반응에 다소 놀랍다는 반응이다. 국내에서 105인치 UHD TV 제품을 판매 중인 매장 관계자는 “제품을 파는 입장에서도 기관이나 단체 등에서 한정적인 수요만 있을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직접 구매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문의는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의 타깃 자체가 극소수의 상위 계층인 만큼 구매 자체가 어렵지 않을까 싶을 수 있겠지만 해당 계층은 억대를 호가하는 홈시어터 장비 등을 구축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1억원대 TV에 대한 구매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초대형 TV에 대한 호응은 세계 TV시장의 대형화 추세에 기인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 1월 37.7인치였던 전 세계 TV패널의 평균 크기는 지난달 39.4인치까지 커졌다. 특히 중국은 TV패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액정표시장치(LCD) 기준 41.4인치의 평균크기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41인치대를 돌파했다. 중국과 북미의 경우 지난 1분기 이미 40인치대의 평균크기를 돌파한 바 있다.
 
전 세계 TV 패널 크기별 비중도 같은 기간 40인치대가 29.6%에서 35.3%로, 50인치 이상이 13.9%에서 19.5%로 증가했다. 반면 지난 1월 45.2%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던 30인치대 패널은 31.2%로 뚝 떨어졌다.
 
글로벌 TV사이즈 대형화는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UHD TV 수요의 폭발적 증가에 기인했다. UHD TV는 55인치 제품에 대한 수요가 가장 활발하다. 전 세계 UHD 패널 월간별 출하량은 올 초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227만대로 처음으로 200만대를 넘어서는 등 대형 패널에 대한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TV의 대형화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국내 제조사들이 UHD TV의 라인업 확대와 더불어 출시국을 늘리기로 한 데다, 꿈의 TV로 불리는 OLED TV도 수율의 한계를 극복하며 대중화를 위한 출발대에 섰다.
 
현재 삼성전자는 105인치 커브드 UHD 제품을 국내를 비롯해 중동과 북미,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 LG전자는 국내에만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은 만큼 초대형 제품 출시국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역시 “제품 해외 출시 확대를 예정 중”이라고 말했다.
 
◇삼성 105인치 커브드 UHD TV(왼쪽)와 LG 105인치 곡면 울트라HD TV(오른쪽)(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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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