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간첩증거 조작사건'에 가담한 중국인 협조자가 국정원의 지시로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김우수 부장)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이 사건에 연루돼 기소된 중국인 협조자 김씨(60)의 아내로부터 받은 서류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국정원 김모(48·일명 김사장) 과장이 김씨에게 중국 화룡시 공안국 명의의 회신공문 초안은 주요 내용이 이미 작성돼 있는 상태였다.
이밖에 김 과장이 김씨의 진술서를 받으면서 '외부에 유출시키지 않고 문제가 발생하면 모두 책임질 것'이라며 김씨에게 써준 서약서도 공개됐다.
또 '화룡시 공안국 출입경 관리대대는 출입경 관리과 명칭과 업무도장을 함께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긴 확인서 초안도 있었다.
이같은 서류가 오간 뒤 김씨는 검찰에 나와 '지인의 부탁을 받고 화룡시 공안국 리모 과장으로부터 화교 유가강(유우성)의 출입경 기록을 발급받아 심양영사관에 전달했다. 심양영사관에서 출입경기록 발급사실 확인 공문을 보내와 리 과장이 확인서를 팩스로 보내줬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썼다.
검찰이 제출한 유씨의 출입경기록이 진본이라는 취지다. 김씨가 기소된 뒤 그의 아내는 남편의 결백을 주장하고자 지난 16일과 19일 두 차례에 걸쳐 이 서류들을 검찰에 보내왔다.
다만 김씨는 이날 증인으로 나와 검찰 신문에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르겠다"며 김 과장의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증인은 재판에 도움이 되지 않고,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하기까지 했다.
◇서울중앙지법(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