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지부 쟁의대책 위원회 회의.(자료제공=기아차지부)
30일 기아차 노사 양측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두 차례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지난 24일과 26일 연이어 현대차 노조와 동반파업에 나섰다. 또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3일간 총 28시간의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태도는 현대차 노조보다 한층 강경하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현대차 노조가 임금협상 잠정안에 합의했다고 해서 기아차 노조의 임금협상도 끝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본사 지침과 현대차 눈치보기식의 협상은 노사파국의 직행열차"라고 강경한 입장을 내세웠다.
이 관계자는 "사측은 그룹 노무총괄 윤여철 부회장 지시와 현대차 눈치보기로 4개월여의 시간을 보내면서 올해 임단협 교섭을 난항과 장기화로 끌고 있다"며 "'통상임금보다 경쟁력 유지와 회사생존이 우선'이라는 사측의 주장은 현장의 정서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기아차 교섭의 가장 큰 쟁점은 앞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 여부다. 노조는 자율교섭을 통한 통상임금 정상화와 8+8/월급제, 2014년 임단협 등의 노동조합 요구안에 대해 전향적 안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사측은 기본급 8만2000원, 성과금 250%+400만원, 격려금 100%, 장려금 3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한 상태다.
노조는 특히 최근 논란을 빚은 한전 본사 부지 매입 건을 명분으로 활용하며 정몽구 회장 퇴진이라는 강한 주장을 내세웠다. 최대한의 실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으로, 한전 본사 부지 매입 건은 때마침 적절한 명분이 됐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초등학생도 웃을 한전부지 10조5500억원 매입은 재벌·황제경영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며 "정몽구 회장은 한전부지 매입을 즉각 철회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기아차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현대차의 교섭 결과에 준하는 선에서 기아차의 합의가 이뤄왔지만 올해는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며 "기아차 노조와의 협의는 현대차와는 달리 임단협 논의도 이뤄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잠정합의안을 볼 때 기본급 이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현대차 교섭 결과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문제 등의 요구안은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기 힘든 요구사항으로 평가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앞서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성과금 300%, 500만원 ▲IQS 목표달성 격려금 150% ▲사업목표달성장려금 37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과 정년 만 60세 연장 등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