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동부제철 정상화 방안이 가결될 전망이다. 채권단 전원이 정상화 방안에 동의할 경우 김준기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100대 1의 무상감자를 통해 동부제철 경영권을 채권단에게 넘기게 된다.
채권은행별로 내부 의사결정 구조가 달라 당초 30일로 예정됐던 동부제철 경영 정상화 방안의 결의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내주까지는 동부제철 정상화 방안이 최종 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늘 오전까지 정상화 방안에 대한 동의서를 보내온 곳은 한 곳이지만 각 사별로 내부 승인 절차가 달라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 크게 이견을 보인 곳은 없다”며 “다음주까지는 모두 동의서를 보내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3일 동부제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무상감자와 출자전환 등의 내용을 담은 동부제철 정상화 방안을 채권은행들에게 전달한 바 있다.
정상화 방안에는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지분의 경우 100대1, 기타주주 보유지분은 4대1의 무상감자와 함께 53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 등 총 6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 방안이 담겼다.
산업은행은 채권단 전원의 동의를 받아 정상화 방안이 가결될 경우 내달 초 동부제철과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현재 동부제철 경영권을 갖고 있는 김준기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지분은 0.1% 수준으로 대폭 축소되면서 경영권을 잃게 된다.
올 상반기 기준 동부제철의 최대주주는 11.23%를 보유하고 있는 동부CNI다. 김준기 회장이 갖고 있는 4.04%와 장남인 김남호씨(7.39%), 동부건설(7.12%), 동부화재해상보험(4.0%)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치면 전체 지분의 36.94%(2335만2119주)에 달한다.
만약 산업은행을 비롯해 정책금융공사·농협은행·수출입은행·신한·하나·우리·외환·기업은행 등 9곳의 채권은행 중 단 한 곳이라도 반대할 경우 정상화 방안은 무산된다. 이렇게 되면 동부제철과 채권단이 맺은 자율협약이 깨지고, 동부제철은 워크아웃에 돌입하게 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동부제철 경영권을 잃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의견이다.
아울러 산업은행이 김 회장 등 대주주 일가에 우선매수권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향후 경영권을 되찾는 방법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김 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사재 출연 등 추가적인 희생이나 노력이 인정될 경우 우선매수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해 여지는 남아 있다.
이에 대해 동부제철 측은 너무 가혹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채권단이 실사 과정에서 공장 자산가치를 장부가로 하지 않고 공시지가를 적용해 가치가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는 주장이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부실규모가 STX조선해양이나 금호산업 등과 같이 크지 않고 분식회계 등 부정이 적발된 것도 아닌데 100대1 차등감자를 적용하고 우선매수권도 보장하지 않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말했다.
◇동부제철 당진공장 전기로 모습(사진=동부제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