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국회 헌정역사상 첫 여성 원내대표직을 맡았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결국 사퇴했다.
7.30 재보선 참패 이후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회직을 겸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구심점에 서서 당을 진두지휘했던 박 원내대표가 세월호법 협상실패와 당에 대한 실망감을 내비치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2일 박 원내대표는 "지난 10년의 경험에서 소리만 요란했지 정작 목표를 이룬 경우는 보지 못했다"며 "국가보안법, 검경 수사권 조정협상, 국정원 개혁법까지 법 한줄 고치지 못했다"며 자신의 무능함을 탓하면서 사퇴의사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그간 세월호법 협상 과정에서 유가족들을 설득하지 못한 채 2번이나 실패했다는 비판이 당 내외부에서 쏟아져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면 결국 물러났다.
또 이상돈, 안경환 교수 등 외부인사를 영입해 당 혁신을 꾀하려던 시도가 소통부족으로 인해 동료의원들로부터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이에 대한 실망감과 분노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오전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사진=박민호 기자)
특히 당이 위기에 처했음에도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당권, 대권 후보들의 보이지 않는 입김에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박 원내대표가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 무기력함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헌정 첫 여성 원내대표가 5개월 만에 사퇴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수들은 결국 평균 4.5월 수명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정동영 전 대표가 '노인 비하', 신기남 '선친 친일복무', 한명숙 '총선실패', 김한길-안철수 '공천실패'로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박 원내대표도 '세월호법 협상실패'라는 오명을 쓰고 뒤를 잇게 됐다.
새정치연합 비대위는 박 원내대표 사퇴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원내대표 없이 향후 세월호법 협상과 국정감사, 새해예산안 등을 처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박 원내대표 사퇴가 비대위에서 최종 승인을 받을 지 여부와 탈당 및 분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측만 난무할 뿐 구체적인 입장이나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