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3분기 어닝시즌이 임박한 가운데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의 환율 쇼크를 비롯한 대외 변수와 함께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시장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5.38포인트(0.77%) 내린 1976.16에 마감했다. 지수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000선 방어에 실패했다.
(자료= Wisefn, HMC투자증권)
전문가들은 이번달 주식시장은 달러 강세로 인한 부담과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이 겹치며 지난달 조정이 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7일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의 실적 부담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진입하면서 실적 명암에 따라 업종과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심화될 가능성에 꾸준히 대비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3분기 이익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됐고, 이를 제외하고도 국내 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이 1, 2분기 이상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기업이익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지난 1, 2분기에 비해 훨씬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고, 연간 실적전망의 조정 추이는 2012년과 지난해를 크게 넘어서고 있다"고 전했다.
(자료=Wisefn, HMC투자증권)
이 연구원은 이어 "분기별 실적 전망의 하향조정 비율, 즉 분기초 대비 12주 동안의 실적 전망 조정비율이 올 3분기가 지난해 이후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이번 실적 시즌의 또 하나의 특징은 섹터별 양극화가 두드러 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 하향과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섹터의 부진을 제외하면 나머지 섹터의 실적 전망은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자료= Wisefn, HMC투자증권)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당분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내수주에 주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실제로 최근 주식시장에서 엔저와 이익전망 하향으로 수출주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내수주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주호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내수주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경기민감주의 경우 가격메리트에 따른 선별적인 접근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내수주 내에서는 3분기 실적 모멘텀과 정부 정책 효과, 배당 확대 기대감 등을 고려할 때 유틸리티와 통신, 증권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며 "또한 중국의 소득 수준 향상과 맞물려 국경절 수혜가 예상되는 화장품, 의류, 카지노 등 관련주에 대한 트레이딩 전략과 중국 알리바바의 미국 증시 상장,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등으로 모바일 비즈니스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는 온라인 기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영원 연구원은 "내수 경기의 안정성과 실적 기대가 유효한 건설과 유통, 필수소비재섹터, 은행,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서비스, 유틸리티 섹터의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한다"며 "또한 지난 달 돌발 악재로 인해 조정폭이 컸던 자동차업종에 대해서도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달러강세와 이로 인한 상품 시장의 조정연장을 고려해 에너지섹터와 소재 섹터의 화학업종에 대해 비중축소를, 불투명한 산업재 섹터 조선업종에 대해서도 비중축소 의견을 내놨다.
달러화 강세에도 내수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완만한 달러화 강세 속에서 글로벌 유동성은 각국 정책 효과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점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 기조와 금통위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긍정적이고, 수출주보다는 내수주 수익률 호전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박 연구원은 "정책 효과와 국내 운용사별 주식형 펀드 플로우의 특성을 감안해 배당주를 중심으로 내수·소비주에 대한 비중 확대를 지속할 것을 추천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