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미란기자]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수급 불안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지난 18일 이후 외국인은 11거래일간 1조 3635억원 어치 유가증권시장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또한 지난 9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6개월 만에 처음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는 9월 FOMC 회의 전후로 달러화 강세가 가속화되면서 외국인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회복 속도나 통화가치 모두 미국이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달러 캐리자금이 신흥국 증시를 대신해 달러화나 달러표시 자산으로 향해 가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뚜렷한 수급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을 전망하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기적인 달러화 강세를 염두에 둘 때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수 전환 타이밍은 조금 늦춰 잡는 것이 타당하다"며 "현 시점 코스피의 가격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 종전 외국인 순매수 전환 시기와 코스피 밸류에이션 비교
(자료=톰슨 로이터, 신한금융투자)
한 연구원은 "최근 2년간 외국인투자자 누적 매매의 주요 변곡점을 비교해 봤을 때 현재 12개월 선행 코스피 PER이 10.7배로 비교 시점 가운데 가장 비싸다"면서 "향후 외국인 수급 개선에 대한 기대치를 다소 낮추라"고 조언했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도 "현 수급상황이 일시적 매도인지 혹은 추세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며 "달러화 강세, 중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판단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전환의 선행 변수는 환율, 중국, 위험 변수인데 외국인 순매수가 빠르게 재개되기 다소 어렵다고 본다"고 전했다.
특히 "이머징 자산에 대한 선호 여부와 이머징 시장의 자금 흐름을 잘 대변하는 호주달러와 홍콩 H-Share 주가의 의미 있는 저점 지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10월 둘째주부터 외국인이 본격 귀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가 한 데 몰려 있는 10월 둘째주에 외국인 매매 방향선회 여부에 의미 있는 변곡점이 나타날 것"이라며 "7일 예정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실적 발표는 국내 증시 실적 바닥 확인 가능성을 환기시켜 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9일 공개될 FOMC 의사록은 경기 의존적이며 질서 있는 출구전략을 강조하는 우호적 문구들이 예상되고 국내 경제지표도 부진해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