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 충격적 경영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4분기 상황 역시 녹록치 않다. 시장에서는 더 이상의 추가 급락보다는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8일 증권업계는 잇따라 리포트를 내놓고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4조원 초중반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4조1540억원이 될 것이라는 보수적인 견해를 내놨다.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4조원 중반대로, 제한적인 회복을 예상했다.
전날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3분기 매출액이 47조원,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2012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50조원을 밑돌았고, 영업이익은 2011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간 삼성전자 고공행진을 이끌었던 스마트폰 사업을 영위하는 IM(IT·모바일) 부문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대 초반으로 추락하면서 전사 이익 감소도 불가피해졌다. 전 분기 IM 부문 영업이익이 4조4200억원, 지난해 3분기 6조7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급락이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 여전히 녹록치 않다는 데 있다. IM부문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이 정체된 사이 그마저 있던 수요는 애플이 흡수하고 있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하는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의 후발주자들에 밀리고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 없이는 큰 폭의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갤럭시노트4' 출시 효과가 일부 반영돼 제한적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면서도 "내년 1분기가 비수기인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실적 모멘템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도 "최근 2년간 4분기 실적을 견인해 온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경우 이번 4분기에는 대화면 아이폰의 출시 영향으로 인해 그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3분기 재고 조정 및 마케팅 비용 지출로 인한 IM의 실적 부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희망은 반도체로 모아졌다. 반도체가 스마트폰 부진을 상쇄하면서 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했다. 지난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한 2조원대 초중반이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IM 부문을 뛰어넘었다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는 IM사업부 실적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그동안 묻혀왔던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강한 시장 지배력이 재조명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에는 IM 사업부 영업이익이 전사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로 축소되는 반면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48%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