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선내 대기방송 저는 안했습니다. 안내실에서 했습니다."
-강원식 세월호 1등 항해사
"선장이 퇴선지시를 했지만 사무장이 선내 방송을 안했습니다."
-김영호 세월호 2등 항해사
세월호 참사의 사고 경위를 놓고 국정감사를 진행중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장에서 세월호 항해사들은 선내 퇴선방송이 없었던 점과 대기방송을 한 것에 대해 모두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회피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민수 의원은 우선 증인 강원식 1등 항해사에게 "오전 9시24분 진도VTS와 교신했을 때 '우리가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승객을 구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맞나"고 물었고, 강 1등 항해사는 "제가 교신하지 않았다. 저는 아니다. 다른 사람이었을 거다"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다시 "증인은 진도VTS와 교신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어떤 내용을 전달했나"고 묻자 강 1등 항해사는 "사고가 났다는 상황을 얘기한 것"이라며 진도VTS에서 승객을 빨리 탈출시키라고 지시한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진술했다.
또 이준석 선장이 세월호로부터 퇴선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선내 방송이 이뤄지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김영호 세월호 2등 항해사는 "분명 퇴선 명령을 했던 것은 사실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사무실에서 (사무장이 퇴선지시 방송 하는 것을) 조타실에서는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단원고 학생들의 카카오톡 대화와 영상에서도 증명된 '선내 대기하라'는 방송은 누가 한 것인지 아무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고, 또 선내 퇴선방송이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이미 사망한 사무장이 방송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하는 꼴이다.
박 의원은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선원들은 승객 구조는 해경 몫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자신들만 살아서 다 도망나오고 그렇게 뻔뻔하게 말 할 수 있는가"라며 "선장과 선원의 의무가 뭐냐. 승객과 다른 선원들을 구조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지 않냐"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세월호와 비슷한 오하마나호를 보면 조타실 군데군데에 스피커폰이 있어 누구든 퇴선 명령을 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장이 선내 퇴선지시를 내렸을 때 조타실에 있던 선원들은 그 누구도 마이크나 스피커폰으로 퇴선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며 "그래놓고 지금 이미 죽은 사무장이 퇴선지시 방송을 안했다고 책임을 돌리는 것이 올바른 태도냐"고 분노했다.
◇세월호 선원들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문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