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3년 간 과징금이 높은 사건 위주로 소송에서 패소해 2000억여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걷어들이지 못하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상규(통합진보당)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3년 동안 소송으로 간 큰 사건 대부분에서 패소해 총 1986억원의 과징금을 걷지 못했다.
공정위를 상대로 지난 3년 동안 제기된 행정소송은 총 150건. 이 가운데 과징금 규모가 100억원이 넘는 소송에서 공정위가 승소한 비율은 26%에 불과했다. 10억원 이하 소송에서 승소율은 53%로, 과징금이 높을수록 패소율이 높았다.
공정위가 패소한 소송 중 과징금 액수가 가장 큰 건은 한화생명보험 등 16개 생보사의 이율 담합 건에 대해 공정위가 총 36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건이다. 그러나 처분에 반발한 9개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해 3000억원대의 과징금을 결국 걷어 들이지 못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상규 의원은 "지난 2011년 생명보험사 이율 담합사건에 연류 된 한화생명보험에 부과한 486억원의 과징금을 날린 사건이 패소 규모가 가장 큰 사건"이라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과징금을 감경 받고자 리니언시 제도를 통해 담합 사실을 자진 인정까지 했으나 지난 7월28일 대법원 결정으로 패소가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지난 2011년 LG디스플레이의 LCD패널 관련 국제담합 사건에 31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역시 패소했다. 두 번째로 큰 규모의 패소 사건이다.
이상규 의원은 "1조원이(121건) 넘는 과징금 사건이 법원에서 현재 계류 중"이라며 "재판 결과에 따라 깎이는 과징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면서 "공정위는 소송에서 패소하지 않도록 논리와 증거를 더 치밀하게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