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 신성장 사업 본궤도 진입

입력 : 2014-10-21 오후 4:30:58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종합상사의 신성장 사업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초기 투자비용이 큰 탓에 그동안 돈 먹는 하마로 불렸던 자원개발 등 종합상사의 신사업은 최근 들어 본격적인 수익을 내면서 ‘신성장 동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상사의 전통적 업무인 트레이딩 사업 비중은 줄고, 자원개발 등 신사업 비중이 증가하면서 신사업이 트레이딩 사업 비중을 능가하는 본말이 전도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생산량 확대로 수익성↑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은 올 들어 미얀마 가스전 등 자원개발 분야의 수익이 증가하면서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올 초부터 지속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트레이딩 부문이 주춤하는 사이 미얀마 가스전 등 자원개발 분야 수익이 급증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지난 2분기의 경우 매출액 5조2638억원, 영업이익 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6%, 97.5% 증가한 경영실적을 내놨다. 실적 호조를 보인 전 분기에 비해서도 매출액은 50.2%, 영업이익은 6.8%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미얀마 가스전의 하루 생산량이 2억입방피트에서 4월 3억입방피트로 50% 생산량이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가파른 속도로 증가했다. 올 연말까지 하루 생산량이 5억입방피트로 증가할 경우, 내년에는 가스전에서 나오는 영업이익만 3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레이딩 부문이 여전히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전체 비중의 절반 이상이 가스전에서 창출되는 알짜배기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트레이딩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적은 반면 가스전에서는 생산하는 만큼 판매되는 구조라 수익률이 훨씬 높은 구조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오는 2016년 연간 영업이익의 46%를 자원개발 부문에서 창출할 계획이다. 트레이딩 부문은 25%에 불과하다.
 
이를 위해 내년 8월까지 미얀마 쉐 가스전에서 8개의 시추공을 추가로 확보하는 한편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국내 동해 가스전 평가시추도 실시할 계획이다. 동해 가스전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향후 5년 내에 상업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인터내셔널이 운영하고 있는 미얀마 가스전 모습(사진=대우인터내셔널)
 
◇SK네트웍스, 렌터카·면세점 등 소비재 사업 집중
 
지난 2012년과 2013년 대규모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2012년 1300억원, 2013년 8100억원의 일회성 손실을 기록한 SK네트웍스(001740)는 렌터카, 면세점 등 소비재 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2009년 렌터카 사업을 본격화한 SK네트웍스는 기존 주유소, 차량 경정비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며 성장을 이어왔다. 사업이 확대되면서 보유 렌터카 수도 지난해 2만2000대에서 올해 3만5000대로 증가했으며 2015년 4만5000대, 2016년 6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분기의 경우 렌터카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E&C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51.4%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면세점 사업도 실적이 증가하는 추세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09년 워커힐 합병을 시작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숙박, 면세점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특히 2분기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규모 중국 관광단을 대상으로 하는 한식 케이터링 유치와 외국인 단체고객의 면세점 이용 증가에 힘입어 면세점·호텔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80.0% 급증했다.
 
면세점의 경우 현재 확장 공사에 들어간 상태로, 내년 9월 기존 면적 대비 3배가량 공간이 넓어지면 취급 상품 증가 등으로 수익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LG상사, 자원 개발 연계한 오거나이징 사업 활발
 
LG상사(001120)는 자원개발 사업과 함께 최근에는 오거나이징 사업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거나이징(Organizing) 사업은 종합상사가 전통적으로 보유한 정보수집, 네트워크, 파이낸싱 능력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발전소나 플랜트, 인프라 등과 관련된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기획·발굴하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융조달 및 설계·조달·건설(EPC) 회사 선정에 이르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일반 트레이딩에 비해 수익률이 높고 프로젝트 관리 등을 통해 꾸준하게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LG상사는 플랜트 등 신규 프로젝트 수주 시 제품 판매권을 함께 확보하는 방법으로 종합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LG상사는 지난 6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가스화학 플랜트(50억달러) 및 제품 판매권(70억달러) 확보로 총 120억달러를 수주했다. 이중 제품 판매권은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 석유화학 플랜트에서 생산되는 고밀도 폴리에틸렌 및 폴리프로필렌 전량을 LG상사가 확보하는 것으로, 10년간 70억달러 규모다.
 
LG상사는 지난해 7월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투크르메니스탄 키얀리 원유플랜트를 수주한 바 있다. 총 2억4000만달러 규모로,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지난해 8월 중국 보위안 그룹으로부터 지분 29%를 인수해 중국 석탄화학공업 분야에 진출한 것도 비슷한 사례다. 당시 LG상사는 공장 지분과 함께 생산물의 해외수출 판매권도 함께 확보했다.
 
이 공장은 석탄을 원료로 화학제품인 요소를 생산하는 석탄화공 플랜트다. LG상사는 중국 완투고 광산 등 자사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 석탄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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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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