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인방 고개숙인 3분기..하반기도 불투명

입력 : 2014-10-24 오후 4:08:12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현대차·기아차·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3인방이 3분기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현대모비스가 상대적으로 비교적 선방했다지만 이 역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환율 악재에 임단협에 따른 생산차질 등이 겹치면서 이들 3인방의 발목을 잡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대했던 신형 쏘나타(LF)의 출격에도 구매심리를 자극하지 못하면서 뚜렷한 대안은 찾기 어렵게 됐다. 유럽에서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 상황도 지극히 불투명해졌다. 내수에서는 수입차에 밀려 변변한 반격 한 번 하지 못하고 코너에 몰렸다. 10조원이 넘는 돈으로 한전 본사 부지를 인수하면서 시장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현대차(005380)는 3분기 ▲매출액 21조2804억원 ▲영업이익 1조6487억원 ▲당기순이익 1조61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판매대수 증가와 금융부문 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 28.3% 급락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7.7%로 떨어져 지난 2010년 4분기(6.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3분기 평균환율은 1026원 수준으로 올해 들어 환율 여건이 제일 안 좋았다"며 "임금협상 과정에서 파업 등으로 5만9000여대의 생산차질이 빚어지는 등 환율과 파업 요인 때문에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3분기 실적.(자료=현대차)
 
기아차(000270)는 외형과 내실을 나타내는 주요 경영지표 모두 하락하며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기아차는 3분기 ▲매출액 11조4148억원 ▲영업이익 5665억원 ▲당기순이익 657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1.9%↓)과 영업이익(18.6%↓), 당기순이익(27.2%↓)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적잖은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환율쇼크에 발목 잡혀 큰 폭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4.9%로 주저앉으며 2012년 4분기(3.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현대차보다 국내 생산·해외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에 더욱 취약한 구조다. 올 3분기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국내공장 생산 판매 비율은 각각 37.5%와 56.1%를 기록했다.
 
박한우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2분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원화강세가 3분기에도 영향을 미쳐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올해 평균환율이 1042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66원 하락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를 주도했고, 러시아 루블화 약세로 인한 손익감소도 3분기에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3분기 실적.(자료=기아차)
 
전문가들 또한 양사의 3분기 실적 부진의 이유로 원화 강세와 마케팅비 증가 등을 꼽았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감소는 원화 강세, 기말 환율 급등에 따른 판매보증충당금 전입액 증가, 생산 차질,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최주홍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26원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면서 "3분기말 원화 강세에 따른 충당금 평가 손실 증가와 특근 차질 물량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현대·기아차의 이 같은 부진에 양사를 최대 고객사로 둔 현대모비스의 3분기 실적도 주춤했다.
 
현대모비스(012330)는 3분기 ▲매출액 8조4965억원 ▲영업이익 7234억원 ▲당기순이익 76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와 비교해 각각 4.8%, 3.0%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관계회사 관련 지분법 이익 감소 등으로 전 분기 대비 무려 23.5% 급감했다.
 
그러나 올 들어 3분기까지 누계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모비스의 3분기 누계 기준 매출액은 26조3426억원, 영업이익은 2조18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 6.6% 증가했다.
 
모비스는 "3분기에 완성차업체 파업과 여름휴가에 따른 근무일수 감소로 생산물량이 감소한 것이 전분기 대비 실적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다만 누계 실적으로 보면 중국·유럽지역의 신차와 고급사양 SUV 판매 증가로 실적이 호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3분기 실적.(자료=현대모비스)
 
모비스의 견조한 실적이 중국시장 매출액에 대한 상이한 산출법에 따른 효과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중국 매출을 지분법으로 반영하는 반면 현대모비스는 연결 매출로 인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견조한 매출 성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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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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