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직면 '先매매後전세'..국토부 복안 "마땅치 않다"

매매 활성화 성공했지만 전세값 상승 지속, 월세전환 가속 문제

입력 : 2014-10-27 오후 1:39:09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매매활성화를 통한 전세수요감소 유도, 그에 따른 전셋값 하락'
 
국토교통부의 이 같은 전세난 해소 시나리오가 생각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매매활성화까지는 성과를 내고 있지만 전세수요 감소와 전셋값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결국 또다시 전월세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시장의 기대는 그리 크지 않다.
 
서승환 국토부 장관도 지난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인위적인 전세시장 개입에 대해 "마땅한 방법이 없고, 임차인 웰페어(복지)는 생각처럼 낮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획기적인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 이유다.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7일 현재 서울시 아파트 총 매매신고량은 7만2657건이다. 이미 지난해 총 거래량인 6만6262건을 초과했다. 이전 정부 마지막해였던 2012년 4만3305가구와 비교하면 두배정도 빠른 추세로 거래량이 늘고 있다.
 
지금같은 추세라면 2006년 13만7216건 이후 최고 거래량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6년 이후 최고 거래량은 2009년 기록한 7만7664건이다.
 
국토부 등 현 정부의 관계기관이 계획했던 주택매매 활성화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전세시장은 정부의 계획대로 정리되지 않고 있다. 일부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전셋값은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전국 전셋값은 3.46% 상승했다. 수도권은 4.28%, 서울은 3.72%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인 전국 5.43%, 수도권 7.00%, 서울 6.88%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미 최고점에 다다른 전셋값 수준을 감안하면 체감 상승률은 더 크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는 일반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방3개짜리 전용 84.9㎡의 전셋값이 10억원을 넘었을 정도다.
 
일부 전세수요의 매매전환 등으로 매매거래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전세수요 대비 부족한 전셋집으로 전셋값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 1~9월 전국 전월세거래량은 110만4089건이다. 전년동기대비 6.4% 늘었다. 수도권은 6.6%, 서울은 7.5%, 강남3구는 7.5% 증가했다. 임대차수요가 오히려 늘었다.
 
통상 전세거래는 2년단위로 계약을 하는 특성상 거래량 해마다 증감이 엇갈린다. 하지만 최근 임대차거래현황을 보면 이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국토부에 따르면 2013년 1~9월 임대차거래량은 103만7386건으로 전년보다 5.5% 증가했다. 올해는 전년동기보다 6.4% 늘었다. 2년 연속 증가세다.
 
특히 전세집의 월세집 전환 공급이 가속을 내며 전세 공급 대비 수요가 균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약은 1~9월 누적기준 월세계약은 ▲2012년 33만4400여건 ▲2013년 4만6620여건 ▲2014년 45만9430여건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하락, 매매시장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전세보증금 활용도가 떨어지며 집주인의 경우 기존 전셋집을 월세집으로 공급, 전세시장은 공급부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 부동산전문가는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세입자들의 매매전환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은 가운데 전셋집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며 "전셋집이 많아지거나 수요가 줄어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데 순수 실수요시장인 전세시장에서 단기간에 이를 해결해줄 수 있는 정책을 내놓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만간 국토부는 전월세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전세난을 단기간에 진정시킬 특단의 대책은 담기에는 불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를 이끌고 있는 서승환 장관은 전세값 상승 둔화, 월세 하락세, 주택바우처·임대주택공급 등 정부 추진 정책 등을 감안했을 때, 현재 임차인의 주거복지 정도는 생각보다 낮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 13일 열린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인위적으로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없지 않느냐"는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의 질문에, 서 장관은 "마땅치 않다"며 직접적인 전세난 해소안이 없음을 시사했다.
 
서 장관은 이어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보였지만 월세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두가지를 어떻게 조합할 수 있느냐, 임차인들의 웰페어를 나타낼 수 있는 지수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는 방법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하나는 플러스, 하나는 마이너스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웰페어 수준은 생각과 같이 악화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더군다나 주거관련해서 주택바우처, 임대주택공급 활성화, 저금리전세자금대출 등을 감안하면 임차인들의 후생수준은 증가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10월13일 국토부 국정감사 현장(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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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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