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강서구 재력가' 송모씨 살해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이 27일 열린 마지막 재판에서 혐의 전부를 부인했다.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박정수 부장)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의원은 자신의 지시를 받고 송씨를 살해한 것이라고 증언한 팽모씨의 증언을 전부 부인했다.
김 의원은 송씨의 민원을 해결하지 못한 탓에 살해를 지시한 것이라는 팽씨의 증언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송씨의 부탁을 받고 서울시 강서구 모 의원에게 돈을 전달한 것이라는 팽씨의 증언도 부인했다.
검사는 팽씨가 김 의원의 지시를 받고 송씨의 동선을 파악한 뒤 계획적으로 살인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김 의원은 역시 "전혀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사는 김 의원과 팽씨 사이에 수천 만 원이 오간 금융거래 내역을 지적하고 살인을 교사하고 대가로 건넨 것이라는 취지의 신문을 이어갔으나, 김 의원은 대가성 없는 개인간의 금전거래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팽씨에게 30여회에 걸쳐 7000만원을 빌려주고 돈을 받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계산한 적은 없는데, 많이 빌려주고 많이 줬다. 갚으면 받고 못 갚으면 안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수십 만 원 정도는 그냥 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팽씨가 요구한 '안전한 계좌'라는 차명계좌로 돈을 부친 데 대해서는 팽씨의 계좌에 예금이 있으면 다른 곳으로 다 빠지는 탓에 차명계좌로 송금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는 이어 김 의원과 팽씨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제시하며 중국에서 살인 청부업자를 데려오기로 공모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으나, 김 의원은 "중국에서 들여온 짝퉁 제품에 라벨작업 할 사람을 부르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사는 "짝퉁라벨작업을 하려고 항공료를 부담하면서 중국에서 사람을 부른 것인가"라고 지적했고, 김 의원은 "그렇게 들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팽씨에게 '다시는 문자하지 말라'고 답장을 보낸 이유를 묻는 검사의 신문에 대해 자신의 부인이 팽씨를 싫어해서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김 의원은 재력가 송씨로부터 3년간 3500만 원 상당의 유흥접대를 받은 사실을 묻는 검사의 질문에 "아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지는 검사의 신문에는 추가 수사를 받는 혐의와 관련된 이유로 진술을 거부했다.
돈 관리가 철저한 송씨가 술값을 대준 이유와 대가성 여부, 김 의원과 송씨의 스폰서 관계, 송씨로부터 5억2000만원을 받고 차용증을 쓴 경위와 이유, 송씨의 장부에 김 의원의 이름이 적힌 배경 등에 관한 신문은 모두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김 의원이 검사의 일부 신문사항에 답하려고 하자, 변호인은 "검사가 묻는 것을 보고 답변하게 생겼으면 하라"며 "정신차리고 넋놓지 말라"고 김 의원의 진술을 막기도 했다.
김 의원은 재력가 송모씨의 세금감면 청탁을 받고 해결해준 적이 있느냐는 검사의 신문에 "억울한 부분이 있으면 듣고 관련기관에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지, 그럴 위치도 아니었고 능력도 안 됐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후 재판을 끝으로 이 사건을 결심할 계획이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 사건은 이르면 이날 저녁에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2010~2011년 송씨로부터 빌딩 용도변경 대가로 5억여원을 받고 친구 팽씨를 시켜 송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다. 팽씨는 김 의원의 지시를 받고 지난 3월 송씨를 살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