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제일모직이 올 연말 상장 이후 패션부문 몸집을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패션사업을 에버랜드에 양도한 지 채 1년이 안 된 시점에서 사명을 다시 제일모직으로 변경한 것도 패션부문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오는 12월 상장 예정이다. 시가총액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상장 이후 향후 패션사업부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특히 이서현 사장의 야심작인 SPA(제조·직매형)브랜드 '에잇세컨즈'의 글로벌화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형 SPA의 새로운 롤모델을 제시하겠다는 이 사장의 포부가 실현될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글로벌화 작업을 위한 작업들이 단행되고 있다. 최근 에잇세컨즈 BI(Brand Identity)를 전격 교체하고 롯데월드몰 매장을 시작으로 새로운 BI를 적용한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작업이란 해석이다.
에잇세컨즈는 이 사장이 국내가 아닌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3년간 공들여 준비해 야심차게 내놓은 브랜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현재 에잇세컨즈의 모든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글로벌화 작업의 첫 타깃은 역시 제2의 내수시장인 중국으로 낙점됐다. 단일 시장으로는 세계 최대급 규모이기 때문에 세계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기 위해 중국시장을 잡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내후년 쯤 직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다. 철저한 시장조사 등 확실하게 준비작업을 거친 후 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당초 예상보다 일 년여 가량 진출을 미룬 것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글로벌 SPA들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제품 퀄리티나 소싱 등에 대해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현지 입점 가능한 매장들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사업은 글로벌 작업의 첫 실험대이자 세계로 나아가는 관문인 만큼 내부적으로도 거는 기대감도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진출을 노리는 상당수의 국내 패션기업들이 상하이에 진출하기를 원하지만 워낙 비싼 입점수수료와 임대료 등으로 입점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에잇세컨즈는 미리 터놓은 유통망을 통해 중국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훨씬 수월하게 자리잡을 수 있는 토대는 만들어진 셈이다.
국내 최대 SPA브랜드 보유 업체이자 중국의 삼성으로 불리는 이랜드와의 한판 대결도 볼거리로 꼽힌다. 이랜드는 이미 지난해 스파오와 미쏘를 들고 SPA 브랜드의 격전지인 중국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와 제일모직 모두 자본력과 유통망이 탄탄한 만큼 중국시장에서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며 "물론 중국 현지에서의 경험력이나 노하우 면에는 이랜드가 다소 앞서지만 제일모직 역시 만만치 않은 경쟁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떤 쪽이 먼저 중국 SPA시장에서 우위를 점할지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시장의 성공여부에 따라서 글로벌화 작업의 진행 속도도 결정될 전망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물론 에잇세컨즈가 글로벌을 염두에 두고 론칭한 브랜드인 만큼 해외시장 진출은 함상 염두에 두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해외진출 시기를 논할단계는 아니다. 일단 국내에서 기반을 더 다진 이후 차근차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