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입법로비' 수사확대..野 "야당 상대 공포물 찍나"

치협 이어 물리치료사협회 비자금 조성 의혹 겨냥..'입법로비' 정조준

입력 : 2014-11-06 오후 7:37:16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검찰이 입법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검찰의 칼날은 모두 야당 의원들을 향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6일 물리치료사협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협회 임원들이 수년 간 회비를 횡령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금횡령 수사일 뿐이라며 입법로비 수사로의 발전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횡령된 자금이 협회 차원의 비자금으로 조성돼 국회의원들에게 입법 로비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리치료사협회는 그동안 의사의 지도(指導)를 받도록 한 현행 의료기사법에 대해 의료기사가 의사에 종속되어 있다며 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12명은 지난해 6월 물리치료사들의 뜻이 담긴 의료기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의료기사가 별도 시설을 운영해 의사의 처방을 통해 독자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기사법 개정안은 의료계는 물론 정부도 강력 반발해 상임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17대·18대 국회에서도 야당 의원 대표 발의로 비슷한 내용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이 역시도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검찰의 이번 물리치료사협회 압수수색과 관련해 새정치연합은 검찰의 수사 배경과 의도 등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를 막연히 의심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일련의 검찰 수사가 야당 의원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앞서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대한치과의사협회 입법로비 의혹 모두 야당 의원들만이 대상이었단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현재 검찰은 치협이 '의료인 1인은 반드시 1개 의료 기관만을 개설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의원들에게 입법로비 의혹을 한 것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지난 2012년 초 민주통합당(현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치협은 '입법 로비'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치협은 4일 성명을 통해 "의료인의 양심을 걸고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해 일했을 뿐 어떠한 범법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김재윤·신계륜·신학용 의원이 기소된 '근로자직업능력 개발법 개정안' 입법로비 수사부터 계속해서 야당 의원들만이 검찰의 입법로비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검찰을 불신하고 있다.
 
판사 출신의 새정치연합 박범계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검찰이 야당 의원들만을 상대로 한 납량공포물을 시리즈로 내는 느낌"이라며 "검찰의 수사 능력이 한쪽으로만 깜빡이를 켜고 있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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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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