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사진=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도전의 끝은 여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보다도 더욱 큰 꿈이 있는 것이 맞다."
한국리그를 평정한 이후 일본리그도 접수한 오승환(32·한신타이거즈)의 도전은 아직 끝이 아니다. 내년이 마지막인 한신과의 계약이 종료되면 미국에 진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오승환은 13일 서울 더 플라자호텔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많은 대한민국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도전을 하고 팬들도 메이저리그에 관심을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한신과의 계약 기간이 내년 1년 남았다. 일단 내년 시즌에 단점을 보완해, 더욱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지금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보다 더욱 큰 꿈(메이저리그 진출)을 갖고 있는 것은 맞다.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일본 구단인 한신 타이거즈와 2년간 총액 9억엔(약 85억원)에 계약했다. 일본리그 진출 첫해 '2승 4패 39세이브, 평균자책점 1.76'의 훌륭한 성적을 내면서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39세이브'는 지난 1997년 선동열 전 KIA 감독이 주니치 드래곤스 선수 시절에 세운 한국인 최다 세이브(38세이브)를 경신한 신기록이다.
오승환의 활약은 포스트시즌에도 이어졌다.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선 팀이 치른 6경기에 모두 나와 4세이브(평균자책점 2.16)를 거둬 MVP(최우수선수)가 됐고, 일본시리즈 때도 맹활약했다.
오승환은 한신 동료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올해 일본에서 새로운 구장과 팀, 음식, 교통, 문화 등에 적응하느라 약간 애를 먹었지만 적응하는 데 동료들이 큰 몫을 했다"며 "시즌 초반 제구 문제로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투수조 최고참인 후쿠하라 시노부(38)가 볼의 높낮이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에 대해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한신의 어린 선수들로부터 한국말로 '형'이라고 불릴 정도로 팀에 완벽히 적응했다. '석신(石神·돌부처)'과 '수호신' 등 일본에서 새롭게 얻은 별명에 대해서도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오승환은 "39세이브를 기록한 성적은 만족스럽지만, 여기엔 4패와 6번의 블론세이브가 있다. 내년 시즌엔 블론세이브를 최소화하고, 0점대 방어율(평균자책점)도 기록하겠다. 2년 연속 구원왕 타이틀에도 도전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해외 진출을 꿈꾸는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어느 무대든지 스카우트가 장래성을 보고 선수를 데려가는 게 아니라 지금의 그 선수의 능력치가 리그에서 통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영입하는 것이기에 자신감을 가지고 플레이를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야구에 대해서는 "일본야구는 정교하고, 한국야구는 파워에서 좋다는 말이 있지만 팀마다 성향과 분위기가 달다르다"며 "일본 갈 때 한국에서 해왔던 대로 하면 통할 거라고 생각했고, 많은 선배들도 그렇게 조언해줬다.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던졌기 때문에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시즌에 떨어지는 볼을 연마하는 등 보완할 점은 보완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는 하겠다"고 말했다.
결혼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결혼은 제가 하고 싶다고 당장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언제 해야지 하는 계획을 잡아놓고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당장에라도 좋은 사람 생기면 할 건데, 아직 결혼 생각은 없다"고 웃으며 답했다.
오승환은 다음 달 괌으로 개인 전지훈련을 떠나 내년을 대비한다.